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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연구 보고서

# 세종시에 사는 김경훈(39)씨는 지난해 4월 코로나에 감염된 뒤 1년 내내 체열 37.9도, "상체가 불타는 듯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엔 하지정맥류, 안압통에 자율신경실조증 진단까지 받고 치료 중이다.

# 경기 양주시 주민 김정안(41)씨는 오미크론이 창궐하던 지난 4월 코로나에 확진돼 두 달간 30개 넘는 병의원을 찾았다. 그는 "코가 마르고, 후두가 따갑고, 등이 긁힌 듯이 가려운 증세가 종일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기준 국내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824만명.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전체 확진자 중 최대 30%가 코로나 후유증, 일명 '롱 코비드(Long Covid)'에 시달릴 것으로 추정한다. 환산하면 국내에선 500만명을 훌쩍 넘는다. 14일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그간 정부가 발주한 '코로나 후유증 연구현황'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보니 다양한 증상이 코로나 감염자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정진원 중앙대 교수팀은 코로나 초기였던 2020~2021년 코로나 회복 환자 130명의 폐 기능을 추적했다. 평균 연령은 63.5세였고, 기저질환으로 고혈압(41.8%), 당뇨병(24.8%), 심혈관계 질환(14.0%) 등을 갖고 있었다. 이들 중 104명(80%)은 코로나에서 회복하고 나서도 폐렴이 관찰됐다. 하지만 폐렴 진단 후 7일이 지나자 병변 범위는 절반으로 감소했고, 이후 4~6개월이 지나자 줄어들기 시작했다. 폐렴 이외에 '호흡곤란' 30% , 후각 이상 30%, 미각 이상도 15%까지 관찰됐다. 피로, 두통, 소화불량, 배뇨 문제 등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

송진우 아산병원 교수팀은 2021~2022년 중증 폐렴을 앓았던 코로나 환자 110명을 상대로 관찰했다. 이들은 조기 기관 삽관(기계호흡)을 시행한 상태였다. 연구 결과 코로나 회복 후 1개월이 지난 뒤 추적 관찰 CT(흉부 전산화 단층촬영)가 가능했던 65명 중 '폐섬유화(폐의 일부가 굳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함)' 소견을 보인 이들은 48명(73.8%)이었다. 전체 관찰군 110명 중에선 71명(64.5%)이 기계호흡 관련 합병증을 경험했으나, 기관을 삽관했던 시기가 발병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최준용 연세대 교수팀은 2021년 4~12월 289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중증도와 후유증 지속률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했다. 중증 환자는 141명, 중등증 환자는 70명, 경증 환자는 78명, 기타 탈락자는 9명이었다. 그 결과, 격리 해제 후 7개월이 지나자 35명만이 코로나 후유증을 호소했고, 코로나 중증 환자였을수록 후유증의 지속률도 높았다. 그러나 격리 해제 후 1년이 지나자 20명만이 후유 증상을 유지했고, 코로나 중증 환자였다고 해서 후유증의 지속기간이 길진 않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는 폐를 침범해 호흡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호흡기계 후유증이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들은 기침이나 가래, 피곤 등이 짧게 지속되는 급성 후유 증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후유증이 상대적으로 경미하더라도 위험도와 지속성을 파악하고 정책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표본을 늘려 빠르게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차 추경을 통해 55억원 규모 코로나 후유증 조사 연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고자 : 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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