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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코로나 방역 이유로 DMZ 안보관광 입장인원 제한
관람객 수백명씩 발길 돌려 ＂거리두기 풀렸는데 지나치다＂

"3분 뒤 DMZ 매표소에 도착합니다. 내리자마자 티켓 발급 창구로 뛰어갈 준비들 하세요. 그래야 9시 30분 첫 셔틀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14일 오전 7시쯤, 외국인 관광객 20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매표소 부근에 도착하자 여행 가이드 연모(43)씨가 이 같은 안내 방송을 했다. 버스에 타고 있던 외국인 관광객 20명은 그의 말대로 차에서 내려 줄을 섰다. 그 후 15분 새 관광버스 3대가 더 오더니 7시 20분쯤 줄 선 사람은 1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린 뒤인 지난달부터 이곳에선 매일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한다는 뜻)'이 벌어진다. 이들은 이날 'DMZ 안보 관광 투어'를 하려고 온 사람들이다. 이 투어는 임진각을 출발해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제3땅굴과 도라전망대, 통일촌 등을 둘러보는 코스로 짜여 있다. 입장객은 모두 평일 기준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전용 셔틀버스로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표 판매는 9시부터 시작되지만 거의 매일같이 2시간 전부터 긴 줄이 생긴다. 이 일대를 관리하는 군과 파주시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유로 투어 입장 인원을 평일 240명, 주말 48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서다. 미리 와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권이 다 팔려 DMZ를 볼 수 없거나, 이른 시간대 셔틀버스를 타지 못해 매표소 주변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도착한 여행사 서울시티투어 박도영 대표는 "이 시간에 왔는데도 고객들이 앞으로 5시간을 더 기다려 오후 12시30분 셔틀버스를 겨우 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미국인 관광객 간가(63)씨는 "모든 것이 빠른 한국에서 왜 이런 입장 시스템을 고수하는지 실망스럽다"라고 했다. 실제 이날 표 판매가 시작된 지 1시간 후인 오전 10시쯤 모든 티켓이 다 팔려 그 이후 매표소를 방문한 관람객 수백명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원래 이 투어는 코로나 전까지는 하루 최대 6000여 명이 방문하던 곳이었다. 관광객들이 타고 온 전세 버스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고, 관람객이 많을 때는 셔틀버스 운행 간격을 10분으로 줄이기도 했다.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것에 대해 군과 파주시는 "DMZ 내 군과 민간인 접촉을 최소화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행사나 관광객 사이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지나친 조치"란 반응이 많다. 이 투어 과정에서 검문소를 지날 때 군인 2명을 만나고, 다른 코스에서는 파주시 관계자 일부와 기념품 판매 상인만 마주친다는 것이다. DMZ 투어를 관리하는 육군 1사단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입장객 수를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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