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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은 ＂수입품 관세 낮추고 유류세 인하 폭 늘려야＂ 주문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치솟는 물가 대책과 관련해 "공급 사이드(측면)에서 물가 상승 요인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 사이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 원인이 수요보다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공급 측면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겠다는 것이다. 여권에선 수입품 관세 인하와 유류세 인하 폭 확대, 할당 과세 대상 품목 확대 등이 대책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선제적 물가 조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처럼 공급 측면에서의 대책을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거시든 미시든 경제 상황에 대해 하나하나 챙기면서 자세히 보고받고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는데 조만간 관련 발표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수입품에 붙는 세금을 낮춰 물가 상승 압력을 더는 조치를 강화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수입 식품에 붙는 관세를 더 낮춰 '밥상 물가'를 잡고, 산업 원자재에 붙는 수입 관세도 인하해 기업의 원가 상승 압력을 덜어보자는 것이다.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정부는 유류세의 탄력세율을 최대한 높여 국민 부담을 줄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현재 유류세는 법정 세율 대비 30%를 깎아주고 있는데, 법 개정 없이 할 수 있는 한도인 37%까지 최대한 깎아달라는 것이다. 성 의장은 "탄력세율로 조절 불가능한 것은 추후 여야의 입법을 통해서라도 물가를 잡아야 한다"며 관련 법 개정까지 시사했다. 당내에선 개별소비세법 등을 고쳐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전액(100%) 감면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성 의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할당 관세 대상 품목을 확대해 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주기 바란다"고도 했다. 할당 관세는 특정 수입 품목에 대해 일정량이 수입될 때까지 관세율을 40%포인트까지 깎아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달 말 나프타 등 산업 원자재와 식용유·돼지고기 등 식품 원료 가운데 14종에 대해 할당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했는데 적용 품목을 대폭 확대하자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이날 물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기구인 물가민생안정특별위원회도 공식 출범했다. 의원 9명, 자문위원 6명으로 구성된 물가특위는 16일 첫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정부와 한국은행 간 경제 정책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6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지급을 지난달 30일 시작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로 올렸고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온다. 한은은 시중의 돈을 회수하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정부는 시중에 수십조원의 돈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추가 재정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데 따른 위기감도 감지된다. 정부와 여당은 유류세와 관세 인하 외에 추가적인 감세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처럼 민간에 현금을 직접 지원하기보다는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방식으로 근로 의욕과 기업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전 정부의 적자 재정 정책으로 국가 부채가 400조원 넘게 불어난 상황에서 감세 정책으로 세수를 줄이면 국가 부채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기고자 : 김동하 기자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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