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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정책국을 부활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13일 기획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물가가 최대 고민거리"라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미국이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고, 우리나라도 약 14년 만의 최고 물가 상승률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물가 안정이 경제 정책의 최대 목표였던 1970~80년대 경제기획원의 물가정책국은 실세 부서였고, 공공요금 인상 여부는 물론이고, 개별 품목 가격 결정에도 개입했을 정도로 힘이 셌다고 합니다. 요즘 5%대 물가 상승률로 경제에 주름살이 지니 물가를 담당하는 국장급 부서를 새로 만들어야 할 정도라는 말도 나오는 모양입니다.

물가정책국은 중동전쟁으로 1차 오일쇼크가 터졌던 1973년 출범했는데 전두환 대통령 시절인 1980년대까지는 물가정책국장이 분기별로 대통령에게 따로 보고도 했답니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 물가정책국의 힘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플레이션도 좀 수그러들고, 정부가 시장 가격을 관리한다는 인상을 해외에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994년 국민생활국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물가'라는 단어는 물가정책과, 생활물가과 등 과장급 부서에 붙게 됐습니다. 그나마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재정경제부 생활경제과로 통폐합되면서 '물가'라는 단어가 붙은 부서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물가가 뛰면서 물가정책과가 부활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물가가 치솟는 것을 보니 뭔가 대책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예전과 달리 시장경제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고, 국제 유가 상승 등 해외 변수들이 주된 원인인데 괜히 옥상옥을 만들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52개 생필품으로 구성된 'MB물가지수'를 만들었지만,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짜장면 등 12개 외식 품목 물가를 매주 공개하면서 가격 하락 압박을 하려 했지만 석 달 만에 폐기됐습니다. 보여주기 식으로 일하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기고자 : 최형석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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