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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 주연 '탑건: 매버릭'… 22일 국내 개봉

다음 달이면 만 예순 살. 그런데도 배우 톰 크루즈는 여전히 멋있는 건 혼자서 다 한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탑건: 매버릭' 역시 마찬가지. 하늘에서는 전투기를 조종하고, 바다에서는 요트를 타고서 물살을 가르고, 땅에서는 오토바이를 몰고 사막을 질주한다.

'탑건: 매버릭'은 지난달 미국 개봉 이후 7억4700만달러(약 9600억원)의 흥행을 기록하며 올해 세계 영화 흥행 3위에 올랐다. 현재 '닥터 스트레인지2'와 '더 배트맨'을 맹추격 중. 영국 가디언 별 네 개(다섯 개 만점), 로튼 토마토 평점 97점(100점 만점), IMDB 8.6점(10점 만점)까지 외신과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호평 일색이다. 이처럼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는 블록버스터도 보기 드문 경우. 1986년 '탑건' 이후 무려 36년 만의 속편인 이번 영화가 쾌속 순항을 거듭하는 다섯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압도적인 속도감이 안기는 쾌감. 마하 10의 한계치를 뚫기 위해 조종석에서 한껏 속도를 높이는 첫 장면부터 실사(實寫) 영화의 강점을 드러낸다. 파괴와 펀치의 물량 공세만이 액션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멋진 출발이다. 전투기 사이를 뚫고서 솟구치는 현란한 묘기 비행과 중력을 거스르며 비행하는 파일럿의 잔뜩 일그러진 표정까지 영화는 2차원의 대형 스크린에 3차원의 입체감을 불어넣는다.

탑건은 미 해군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들을 양성하는 엘리트 교육 기관. 실전에서 적기 3대를 격추한 특급 조종사이지만 옹고집과 말썽 때문에 만년 대령인 '피트 미첼'(톰 크루즈)이 주인공이다. 그는 중동 핵 개발을 저지할 특수 임무를 맡은 조종사들을 가르치기 위해 탑건의 교관으로 복귀한다. '매버릭'은 조종사들 사이에서 불리는 피트의 별명. 실제로 매버릭에는 고집불통의 개성파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둘째로 톰 크루즈의 1인극에 머물 뻔했던 위험에서 구해주는 건 '맞춤형'에 가까운 스타 캐스팅이다. 피트를 따스하게 감싸는 해군 제독 역은 왕년의 청춘 스타였던 발 킬머가 맡았다. 반대로 사사건건 피트를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인 상관 역은 미 드라마 '매드맨'의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 존 햄이 맡았다.

영화 '위플래시'에서 스승에게 반항하는 청년 재즈 드러머였던 배우 마일스 텔러는 이번에도 교관 피트와 정면 충돌한다. 심지어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여배우 제니퍼 코넬리는 피트와 사랑에 빠지는 술집 여주인 페니 역이다. 이 정도면 각본에 따라서 캐스팅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거꾸로 캐스팅에 따라서 각본을 썼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셋째로 1980년대 복고적 정서를 강하게 환기시키는 음악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탑건' 첫 편의 삽입곡으로 세계적으로 히트했던 케니 로긴스의 '데인저 존(Danger Zone)'이 전투기 출격을 준비하는 첫 장면부터 다시 흐르면서 속편임을 분명하게 상기시킨다. 해군 기지 인근의 바에서 흐르는 데이비드 보위의 '렛츠 댄스(Let's Dance)'까지 영화 속의 음악은 1980년대에서 벗어나는 법이 드물다. 여기엔 미국이 소련과의 체제 대결에서 승리하고 냉전을 종식시킨 1980년대에 대한 그리움이 깔려 있을 것이다. 세대적으로는 그 시절을 기억하는 중년, 성별로는 남성 관객에 대한 소구력이 뚜렷한 경우다.

넷째로 무엇보다 직업 정신에 대한 영화라는 점. 탑건의 조종사들은 평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간'이라는 명예를 위해 경쟁하고, 전시에는 무사 생환이 불투명한 최선전으로 목숨을 내맡긴 채 출격한다. 이들이 기대는 건 오로지 팀의 리더와 전우들뿐이다. '기생충'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한국 영화가 여전히 취약한 대목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번 속편은 '크루즈 사단'이 총집결한 경우다. 주연·제작은 톰 크루즈가 맡았고 제리 브룩하이머는 1편에 이어 공동 제작자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감독 조지프 코신스키 역시 2013년 '오블리비언'으로 톰 크루즈와 호흡을 맞췄다. 각본에도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이 참여했다. '탑건' 속편에 이어서 곧바로 '미션 임파서블' 후속작을 준비 중이라고 하니, 톰 크루즈에게 나이란 정녕 숫자일 뿐인 것 같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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