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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이후 법적 변경 절차를 거쳐 어머니를 따라 성과 본관을 바꾼 경우 어머니 쪽 종중(宗中) 구성원 자격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박정화)는 이모(34)씨가 용인 이씨 A 종중을 상대로 "종원 자격을 부여해달라"고 낸 종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는 1988년 아버지의 성씨와 본관에 따라 '안동 김씨'로 출생신고 됐지만, 성인이 된 뒤인 지난 2013년 서울가정법원에 어머니의 성과 본인 '용인 이씨'로 변경하겠다는 변경허가신청을 해 이듬해 허가를 얻었다. 이씨는 이후 어머니가 소속돼 있는 A 종중에 종원 자격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했지만, A 종중은 2016년 1월 회의를 거쳐 "종중은 부계혈족을 전제로 하는 종족 단체여서 모계혈족인 이씨에게 종원 자격을 부여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A 종중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정관을 해석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씨는 이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1·2심은 "종중 측 주장과 달리 정관이 회원의 자격을 부계혈족으로만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씨의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지난 2005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성인 남성에게만 종원 자격을 부여한 관습법을 깨고 여성도 종중 회원으로 인정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출생 시부터 모의 성과 본을 따르게 된 경우 그 자녀는 모가 속한 종중의 구성원이 된다고 봐야 한다"며 "출생 후 자녀의 복리를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변경한 경우에도 달리 볼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공동 선조와 성과 본을 같이하는 성년 여성의 후손이 모계혈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종중의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관습도 법적 규범으로서 효력을 가진 관습법으로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기고자 :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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