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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국세청장 김창기
尹 ＂더는 못 기다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김창기<사진> 국세청장을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했다. 국회 후반기 원(院)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한 달 가까이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2003년 국세청장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국세청장은 처음이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김 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세청장을 계속 공석으로 놔둘 경우 국세청 고유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16일 김 청장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송부하면서 "국세 행정 전반에 대한 풍부한 근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 추진 및 기획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이후 20일이 지난 이달 7일까지 청문회가 열리지 못하자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고, 기한인 10일까지도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자 이날 임명을 한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부터 임명할 수 있었지만, 며칠 더 국회 상황을 지켜본 것"이라고 했다. 청문회가 언제 열릴지 기약할 수 없었던 만큼 임명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김 청장은 새 정부에서 청문회를 안 거친 첫 고위 공직자가 됐다. 또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는 7명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정국은 더 얼어붙게 됐지만 여야는 서로 책임을 돌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민과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을 무시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진정으로 협치를 바란다면 즉각 국세청장 임명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권력 기관을 하루라도 빨리 장악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국회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른 의장 선출 관련 프로세스를 진행하지 않고 본회의 개최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김 청장은 물론이고,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임명하려는 포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여당 측 기재위 간사였던 류성걸 간사가 민주당 간사인 김영진 의원에게 수차례 요청했는데, 김영진 의원이 '우린 아예 안 한다'식으로 버티는 등 도저히 납득하지 못할 이유로 인사청문회조차 열지 못했다"고 했다. 청문회를 못 연 것은 야당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전반기 국회가 끝나기 전에 인사청문요청안이 접수된 만큼 충분히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을 고의적으로 끄는 등 식물 국회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김 청장과 마찬가지로 청문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박순애(교육부)·김승희(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는 오는 20일까지 마쳐야 하지만, 여야는 일정 협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후 박순애·김승희 후보자에 대한 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할 경우 임명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고자 :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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