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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단체전 우승으로 초대 챔피언 올라 상금 대박
4년간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아

12일 영국 런던 센트리온 클럽에서 막을 내린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 시리즈 개막전.

우승컵을 든 샬 슈워츨(남아공), 그의 옆에 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회장인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 그리고 LIV 골프 CEO를 맡는 호주의 골프 레전드 그레그 노먼은 성공을 확신한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노먼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상금이 나누어지는 날 세계 골프계는 새로운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상금이 선수들에게 뿌려지자 그 위력은 대단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의 뚜껑이 열리자 그 파장은 예상보다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먼저 '억' 소리 나는 돈 잔치에 더 많은 PGA투어 선수들이 동요하고 있다. 2011년 마스터스 챔피언이었던 슈워츨은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3타로 2위 헨니 두 플레시(남아공)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400만달러를 받았다. 여기에 단체전 우승 상금 75만달러까지 챙겼다. LIV 골프는 48명이 출전해 컷 탈락 없이 3라운드 54홀 경기로 치러지고 개인전 외에 4명씩 12개 팀으로 나눠 점수를 합산하는 단체전도 함께 진행한다. 우승팀 4명에게는 1인당 75만달러씩 합계 300만달러가 주어졌다.

그가 사흘 뛰면서 벌어들인 돈은 475만달러(약 60억8000만원). 지난 4년간 미 PGA투어에서 받은 상금 395만달러를 단 한 대회만 치르고도 뛰어넘었다. 475만달러는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상금 규모가 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상금(360만달러)보다 115만달러(14억7000만원)나 많은 액수였다. 미 PGA투어에서 2승, 유럽투어에서 11승을 거둔 슈워츨은 2016년 3월 PGA투어 발스파챔피언십 이후 우승하지 못했었다.

슈워츨은 LIV 골프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나는 이제까지 상금을 누가 주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슈워츨만 '로또 골프'를 친 것은 아니다. 2위에 오른 두 플레시는 단체전 우승상금까지 287만5000달러(36억8000만원)를 받았다. 2015년부터 유럽 2부 투어와 남아공 선샤인 투어에서 뛰는 두 플레시는 이 대회 이전까지 받은 상금이 50만154유로(6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24오버파라는 형편없는 점수로 최하위를 기록한 꼴찌 앤디 오글트리(미국)도 웬만한 한국 대회 우승 상금에 해당하는 12만달러(1억5000만원)를 챙겼다.

출전 선수에겐 또다른 보너스도 걸려있다. 대회 주최 측인 사우디 국부펀드의 알 루마이얀 총재는 "54타를 기록하는 선수에게는 5400만달러의 보너스를 주겠다"고 했다. LIV 골프의 'LIV'는 로마 숫자 '54'를 뜻한다. 이 대회가 54홀 경기라는 의미와 함께 파72 코스에서 매 홀 버디를 하면 54타가 된다는 뜻도 담았다고 한다. PGA투어의 스타 선수인 브라이슨 디섐보와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가 이달 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열리는 2회 대회부터 뛸 예정이고, 리키 파울러와 매슈 울프(이상 미국) 등이 LIV 골프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도 시작과 함께 '출전 선수의 투어 퇴출'이라는 미 PGA투어의 강력한 맞대응에 직면한 LIV골프에는 든든한 원군이 될 전망이다.

이 대회는 선수뿐 아니라 미디어에도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계 화면에 개인 순위와 함께 팀 순위가 나와 흥미를 더하고 48명이 샷건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해 PGA투어의 절반 정도인 5시간 남짓한 시간에 한 라운드가 끝났다. 필 미켈슨(미국)은 "나는 LIV 골프의 혁신적인 포맷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더 적은 대회를 뛰어도 더 많은 상금을 벌 수 있는 LIV 골프는 가족과 함께 보낼 시간을 더 많이 제공한다"고 했다. 더스틴 존슨(미국)의 조언을 받아들여 LIV 골프에 새로 합류하기로 결정한 팻 페레스(미국)도 "가족을 위해서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2001년 9·11 테러의 유가족과 생존자 단체인 '9/11 가족 연합'(9/11 Families United)'이 LIV 골프에 참가한 미국 선수들에게 항의 서한을 보내면서 '미국의 가치'를 무시하고 돈을 좇는 선수들에 대한 비판 여론도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9·11 테러로 남편을 잃은 이 모임의 테리 스트라다 회장은 "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항공기 납치범 19명 중 15명이 사우디 국적인데도 사우디는 20년간 책임을 회피했다"면서 "골프로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사우디의 시도에 가담한 당신들은 우리뿐 아니라 모든 미국인을 배신한 것이다"라고 비난했다. 기고자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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