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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라과이에 0대2 뒤지다 2대2로 무승부

10일 열린 파라과이와의 축구 평가전, 수원월드컵경기장은 경기 초중반 좀처럼 끓어오르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22분, 후반 5분 연달아 골을 허용하며 0-2로 끌려갔다. 가라앉은 경기장 분위기를 바꾼 건 주장 손흥민이었다. 후반 21분 한국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손흥민이 호흡을 가다듬더니 오른발로 직접 슛을 노렸다. 공은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 수비수들이 만든 벽을 넘어 골문 왼쪽 위 그물을 흔들었다. 팬들은 '격려의 응원'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들끓게 한 건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뛰는 정우영이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 3분, 뒤에서 골대 오른쪽으로 낮게 띄워진 크로스를 받은 엄원상이 골문 앞으로 공을 찔러 넣었고, 반대쪽에서 쇄도하던 정우영이 골망을 흔들었다.

◇벤투호의 새로운 골 공식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치른 평가전에서 경기 막판 극적인 골로 2대2로 무승부를 거뒀다. 벤투호는 손흥민의 프리킥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 손흥민은 칠레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페널티 아크에서 찬 프리킥으로 골을 넣었다. 소속 팀인 토트넘에선 팀 동료인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해리 케인이 주로 프리킥을 차는 바람에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는데, 대표팀에서는 날카로운 슛 정확도를 과시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101번째 A매치(국가대항전)에서 33번째 골을 넣어 이동국·김재한과 함께 한국 A매치 득점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우영도 칠레전에 이어 파라과이전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우영은 칠레전에서 선발 출장해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날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 29분 교체 투입돼 1-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도 공을 향해 몸을 날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리고 후반전 추가 시간 3분 골까지 넣으면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여전히 아쉬운 수비

수비에서는 지난 두 번의 평가전과 비슷한 실수 장면이 되풀이됐다. 후방에서 패스를 주고받다가 뺏기고, 상대의 공간 패스에 계속 위기를 맞았다. 전반 22분에 허용한 골은 중앙 수비수 정승현이 제대로 공을 잡지 못한 사이 미구엘 알미론(뉴캐슬)이 공을 빼앗아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바로 오른쪽으로 깔아 차 넣었다.

역습에도 취약했다. 후반 5분 한국의 코너킥을 막아낸 뒤 파라과이 공격수 4명이 단거리 달리기를 하듯 한꺼번에 달렸다. 한국은 이에 대비한 수비수가 이용 한 명뿐이었고, 패스를 받은 알미론이 중거리슛을 꽂아 넣었다. 한국 수비 간판 김민재의 공백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파라과이는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0위로, 한국(29위)보다 순위가 낮은 팀인데, 무승부에 그쳤다. 알미론과 오마르 알데레테(발렌시아)를 제외하면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도 없다. 벤투 감독은 "실수 두 번으로 두 골을 내주고 말았다"며 "좋지 않은 경기력이었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지난 2일 브라질전(1대5 패배), 6일 칠레전(2대0 승리)에 이어 파라과이전까지, 남미 팀과 세 차례 맞대결에서 1승1무1패를 거뒀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가 이끄는 이집트와 6월 4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TV조선이 생중계한다. 기고자 : 수원=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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