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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연속 8%대 고물가 지속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8.6% 급등했다고 미국 노동부가 1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4월(8.3%)보다 높고, 3월의 8.5%까지 넘어서면서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 만에 최대 상승 폭 기록을 세웠다. 석 달 연속 8%대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미국 휘발유 가격은 48.7% 급등했고, 식품 물가도 10.1%나 올랐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보다 낮아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이날 5월 상승률이 공개되면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충격 우려가 한층 커졌다. 8%대 물가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물가 목표치(2%)를 4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지난 5월 22년 만에 처음으로 통상적인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보다 큰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물가가 더 치솟으면서 더 강한 긴축 정책이 거론될 가능성이 커졌다. 석 달 연속 8%대의 기록적인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이라 빅스텝보다 더 큰 0.75%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수도 있다.

동시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식 시장이 크게 하락하고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BNY카네기멜런은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연준이 강한 긴축 정책에 나설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웰스파고증권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인플레이션은 한동안 매우 강하게 머무르고 느린 속도로 진정될 것이라는 게 지금 상황의 '큰 그림'"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고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5월보다 6월 수치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8.6%까지 치솟은 물가 상승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미국 증시는 급락했다. 한국 시각 밤 11시 40분 현재 나스닥은 전날보다 3%, 다우는 2.2%, S&P500은 2.4% 급락한 채 거래됐다. 유럽 주요 증시도 대부분 2~3% 급락한 상태다. 달러 가치와 미 국채 금리는 올랐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 오른 104.2에 거래됐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7%포인트 오른 연 3.113%에 거래됐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원 오른 달러당 1268.9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물가 상승이 더 커지면서 향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기고자 : 최형석 기자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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