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민주당 92.7% 찬성비대위원장에 선임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이 이끄는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출범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를 소집하고 92.7%의 찬성으로 우 의원의 비대위원장 선임을 결정했다. 우 신임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이재명 의원, 홍영표 의원 등 당내 유력한 분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며 계파 갈등을 수습하고 있다"고 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친명(親明)·친문(親文) 계파 갈등을 최우선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우 위원장은 "지속적으로 많은 당 구성원과 만나고 있고, 비대위가 체계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제가 비대위원장이 된 이후 계파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글이나 주장이 현저히 줄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당내 갈등은 지난 대선 전부터 이어졌던 구성원 간의 감정적 골과 8월 전당대회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개인 의견을 분출하기보단 그룹별로 다양한 토론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친명·친문계는 물론 당내 여러 세력들과 긴밀히 소통해 당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친명계와 친문계는 '우상호 비대위'에 출범 전부터 전당대회 룰 개편이라는 숙제를 안겨줬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5% 비율로 당대표를 뽑고 있다. 친명계는 당헌·당규를 개정해 권리당원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대신 대의원 비율을 줄이자고 하고 있다.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하지만 친문계는 전대룰 변경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이 임명하는 대의원은 친문계 비율이 대체로 높기 때문이다.

우 위원장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전대 룰 변경 주장에 대해 "선악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룰을 잘못 건드리면 특정 후보자의 유불리와 연관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전대 룰과 관련해서는 찬반으로 입장이 나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전대에 출마할 후보들의 합의가 없이는 전대 룰을 바꿀 수 없다"고 했다. 친명계가 "직접 나서서 전대 룰을 바꾸는 게 비대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우 위원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우 위원장은 "합의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우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전대 출마와 관련해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이 의원이 고민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이 의원에게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전달했고,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우상호 비대위는 선거 패인에 대한 분석과 차기 지도부가 추진할 혁신안의 초석을 놓는 역할도 하게 된다. 우 위원장은 "어떤 분들로 구성하면 좋을지, 주제는 어떻게 선정하면 좋을지 지혜가 필요한 문제"라며 "민주당이 어떤 문제를 고쳐야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지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할 적임자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다만 친명·친문 계파 갈등 속에서 진전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 친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2012년 대선 때도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아 '문재인 책임론'을 꺼냈다가 친문계 반발로 유야무야된 적이 있다"며 "이미 선거로 평가받았고, 언론이 다 평가한 문제를 당에서 따로 더 평가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본문자수 : 161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