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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지난 다리 569개 중 311개
기초조사 없이 안전진단 통과

노후 교량을 떠받치고 있는 밑받침에서 붕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세굴(洗掘·물에 의한 손상)이 발생했는데도 지자체가 안전 점검을 하지 않거나 소홀히 한 사례가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지자체가 기초 세굴 점검을 하지 않고 넘어갔거나 점검 결과 이상이 없다고 평가한 노후 교량 가운데 감사원이 43개를 표본으로 뽑아 조사했더니 12개(28%)에서 세굴이 발견됐다.

감사원은 노후 교량이 많은 광역 지자체 3곳에서 준공한 지 10년이 지난 '3종 교량' 569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작성된 안전 점검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이 중 311개에서 기초 세굴 점검 및 상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안전 점검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시설물안전법 등에 따라 지자체는 '3종 시설물'에 해당하는 10년 차 이상 교량에 대한 정기 안전 점검을 할 때 육안으로 기초 세굴 등 교량의 결함이나 손상 정도를 평가해 기재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조사 대상 교량 569개 중 311개(55%)는 지자체가 기초 세굴 조사를 아예 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나타났다. 감사원이 이 교량 311개 가운데 16개를 표본조사 해보니 4개에서 밑받침 콘크리트가 깎여 나간 흔적이 선명했다. 이 중 1곳은 감사원 실지 감사가 시작되자 지난 2월 뒤늦게 구조 안전 위험 시설물 알림 공고를 올렸다.

지자체가 기초 세굴 점검을 해 이상이 없다고 밝힌 나머지 교량 258개 중에서 감사원이 27개를 표본으로 뽑아 조사해 보니 8개에서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로 큰 면적이 손상돼 있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또 "노후 교량 17개를 표본으로 정기 안전 점검 실태를 확인한 결과, 13개가 안전 등급을 잘못 부여받아 관리되고 있었다"고 했다. 기고자 :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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