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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에르덴 총리 현지 인터뷰

"몽골에서 외국을 부를 때 영어나 현지 발음대로 부르지 않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입니다. 몽골어로 한국을 뜻하는 '솔롱고스'는 무지개가 뜨는 곳이라는 의미죠. 그만큼 두 나라의 인연이 다채롭고 깊다는 뜻이 아닐까요?"

지난달 31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정부 청사 집무실에서 본지와 만난 루브산남스라인 어용에르덴(42) 몽골 총리는 "두 나라의 특별한 인연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몽골인민당 총비서 대행과 내각사무처 장관 등을 거쳐 지난해 취임해 내각을 이끌고 있는 젊은 지도자이다. 몽골은 아시아 국가 중 코로나를 성공적으로 통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경을 맞댄 중국이 뒤늦게 곤욕을 치르는 와중에도, 순조롭게 일상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어용에르덴 총리는 "지난해 초부터 신속하게 전국적인 백신 접종을 실시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현재 몽골의 백신 접종률은 1차(96%)·2차(92%)·3차(53%)에 이르고, 자발적으로 4차 접종을 받은 사람도 12만명에 이른다.

코로나 통제 자신감은 관광객 유치로 이어졌다. 특히 한국인에게는 2024년 말까지 무비자·무격리로 90일까지 머물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코로나 대유행 직전까지 연간 20만명을 웃돌던 양국 간 인적 교류 수준을 조속히 회복한다는 목표다. "그 옛날 칭기즈칸이 호연지기를 키웠던 강에서 낚시를 하고, 공룡이 살았던 고비사막을 둘러보며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재한 몽골인'에 대한 한국의 각별한 관심도 당부했다. "한국은 몽골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외국입니다. 유학생도 많고, 대기업에서도 많이 일하고요. 앞으로는 방문 조건이 완화되고 장래에 무비자 방문도 성사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990년 수교 이래 갈수록 긴밀해져온 양국 관계가 새 정부에서도 더욱 탄탄해지길 바란다"는 바람도 말했다.

그는 "코로나 역경을 이겨낸 몽골은 비약적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 한국이 함께 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말했다. "몽골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를 신속히 극복하기 위한 '신부흥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더 개방적인 경제 체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이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는 "관광과 문화창조 산업 분야부터 항공 화물 운송·광산·축산·도시개발 등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아주 많다"고 했다.

특히 황사와 사막화 방지책으로 몽골 전역에서 진행 중인 10억 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이 분야에서도 한국과 깊이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용에르덴 총리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두 나라는 동북아 지역에 상생하면서 유엔 등 국제 무대에서 서로를 지지해왔다"며 "이런 전통을 심화시키고, 한반도의 안전을 보장을 위해 몽골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울란바토르=정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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