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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62) 국회부의장과 이준석(37) 대표가 '개소리' '술수' '뒤통수'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연일 언쟁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정 부의장이 지난 6일 쓴 페이스북 글이었다. 정 부의장은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과 혁신위원회 설치 등을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에 보탬이 되는 여당의 역할을 먼저 고민하라"고 했다. 정 부의장은 이 대표가 출국하기 전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다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하자 "자기 정치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어차피 기차는 간다"는 한 문장을 올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한 발언을 인용하며 자기 소신대로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 부의장의 비판을 '개가 짖는다'고 비꼰 것으로 해석됐다.

이후 두 사람은 언론 인터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사흘 연속 설전을 이어 갔다. 8일 정 부의장은 "어디서 이런 나쁜 술수를 배웠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서 나온 건가"라고 했고, 이 대표는 "뒤통수치려고 기다리고 있는 게 올바른 정치인가"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 의원들에게 받은 답례품 사진을 올리면서 "육모방망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정 부의장이 5년 전 '보수 존립에 도움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로 뒤통수를 빠개 버려야 된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라고 스스로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 부의장은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자 이 대표보다 스물다섯 살 많은 선배다. 나이를 앞세우는 행태를 젊은 세대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르는 듯하다. 이 대표는 30대 정치인이기에 앞서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는 여당 대표다. 같은 당 중진이자 국회부의장을 상대로 '항복'을 받아내려는 듯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모습에서 그 직위의 무게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동안 그의 측근은 "이 대표가 새벽에도 국내 정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정 부의장도 8일 새벽 2시 50분에 기자의 취재에 답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정 부의장과 이 대표 모두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던 것 같다. 9일 저녁 이 대표가 귀국한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얘기하길 기대해본다. 기고자 : 김승재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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