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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역할 고정관념 깨야

주변에 요리를 좋아하는 가장(家長)이 있다. 가족을 위해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자녀들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아버지에게 얘기할 정도다. 그런가 하면 아내가 직장에 다니고 남편이 살림하는 집도 있다. 예전 가부장적 관습에선 보기 힘든 모습이다. 이렇듯 전통적인 성(性) 역할 고정관념은 크게 완화되었지만,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정치인들과 관련된 팬덤 영향이든 가치관 변화이든 남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의 지지 정당이 성별에 따라 달라졌다. 이런 젠더 갈등은 주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작용해 표출된다. 가족 생계는 남편이 책임지고, 가사·육아는 아내가 담당한다는 통념이다.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먼저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성 역할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전통적인 남성성·여성성에 구애받지 말고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성 역할을 분담하는 문화를 조성해 젠더 갈등을 치유해야 한다.  / 박창원·경기 구리시

국기 자취 감춘 현충일

제67회 현충일인 지난 6일, 6·25전쟁 참전 국가유공자인 아버지는 보훈처에서 나누어준 검은 리본을 옷에 달고 대구 남구 충혼탑을 찾아 참배했다. 그런데 돌아오실 때 보니 아쉬운 표정이었다. 버스를 타고 20분 동안 시내 여기저기를 보았는데, 아파트나 주택에 태극기를 게양한 곳을 찾기 힘들었다고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현충일 조기(弔旗) 게양 안내문까지 붙어있었지만, 많은 사람은 황금연휴로만 여긴 것 같다. 오전 10시 정각에 1분간 묵념 사이렌이 울렸지만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중학생 딸은 왜 우리 집만 태극기를 다느냐는 표정이었다. 조국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을 기리는 현충일의 의미가 잊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장은실·대구 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