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정, 전방 압박·예리한 패스 돋보여 후반 교체될때 팬들 기립박수 보내

"계속해서 실수를 보완해야 한다. 앞으로 훈련 시간이 많지 않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6일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음에도 굳은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본인 100번째 A매치 경기를 화려한 프리킥 골로 자축하는 등 겉모습은 화려했지만, 수비에서는 지난 2일 브라질전(1대5 패)과 비슷한 약점을 노출하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전방 압박에 또 고전

칠레는 한국(29위)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한 단계 높은 28위지만, 이날 경기는 알렉시스 산체스(34), 아르투로 비달(35·이상 인테르 밀란)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불참한 '2군'으로 팀이 꾸려졌다. 게다가 후반 7분 알렉스 이바카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하며 한국에 수적 우위까지 있었다.

이렇게 '한 수 아래' 전력인 칠레였는데도 사실상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으면서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후반 15분 골문 앞에서 칠레 공격수 벤 브레레턴이 헤딩골을 터뜨렸을 때 수비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무방비였다. 오프사이드에 걸리지 않았다면 그대로 골을 내줄 뻔했다. 한국은 후반 25분에도 브레레턴에게 단독 찬스를 내줬으나 골키퍼 김승규의 선방으로 실점을 모면했다.

수비진의 핵심인 김민재(26·페네르바체)가 발목 부상으로 이번 4차례 평가전에 나설 수 없는 점이 벤투 감독으로서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도 그가 없는 상황에 대비한 전술을 짜놔야 한다. 김민재는 4년 전인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도 종아리뼈를 다쳐 나서지 못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김민재뿐 아니라 손흥민이나 황희찬이 빠질 경우를 대비할 '플랜B'가 대충이라도 마련돼 있어야 하는데, 지난 두 평가전에서는 그런 준비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고 했다.

◇'작은 정우영'은 큰 소득

공격수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사진)은 대표팀에서 '작은 정우영'이라고 불린다. 동명이인인 수비 미드필더 '큰 정우영(33·알사드)'과 구분하기 위해서다.

별명은 '작은 정우영'이지만, 칠레전에서 존재감은 누구보다 컸다. 지난 2월 시리아전 이후 선수 경력 두 번째 A 대표팀 선발 출장이었는데도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공간을 벌렸고, 충실한 전방 압박과 함께 좌우로 넓게 패스를 뿌려줬다. 전반 14분 왼쪽 측면의 황희찬에게 공간 패스를 내줘 선제골을 도운 것도 그였다. 후반 22분 교체되며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은 정우영에 대해 박문성 해설위원은 경기 중 "활동량이 어마어마하다. 박수받기 충분한 활약이었다"고 했다.

벤투호는 남은 2차례 평가전에서 공격은 더 날카롭게 만들고, 수비 실수를 줄이는 숙제를 마쳐야 한다. 파라과이전은 오는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이집트전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다. 두 경기 모두 TV조선이 생중계한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본문자수 : 151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