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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 무엇이 쟁점인가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하면서 요구한 사항 중 핵심은 올해 말로 끝나는 안전운임제를 계속해달라는 것이다. 안전운임제란 정해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貨主)나 운수 업체에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매기는 제도다. 화물 과적과 기사 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안전운임제 도입은 십수년간 화물연대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로, 원래 명칭은 '표준운임제'였다. 정부가 처음 도입을 검토한 건 지난 2008년이지만 '시장경제를 해친다'는 지적과 화주 등 반발에 매번 흐지부지됐다.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탄 건 직전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국정 과제로 추진하면서다. 결국 지난 2018년 국회에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며 도입됐다.

당시 개정법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안전운임제를 운용하고, 이후에는 종료시키는 '일몰제'를 적용했다. 화주와 운수 업체들 반발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원래는 내년부터는 제도가 없어질 예정이었다.

화물연대는 "줬다 뺏는 게 어딨냐"면서 일몰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현재 국회에는 안전운임제에 적용된 일몰제를 없애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화물연대는 국회가 이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지금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화물에만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데, 철강·탱크로리·사료·곡물·자동차 부품과 일반 화물 등까지 확대 적용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 같은 요구를 지난해부터 강하게 하기 시작했다. 작년 6월 하루 동안 경고파업을, 작년 11월 사흘 동안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화물연대는 "작년에도 대승적으로 3일 파업으로 마무리하는 등 참을성 있게 인내하며 (정부) 답변을 기다려왔는데, 이제는 기다림의 시간을 끝낼 수밖에 없다"며 파업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하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히고 있으나 화물연대는 "국토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문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제도에 대한 논의를 지연시켰다"고 맞서고 있다. 화물연대는 법 개정 당시 국회가 국토부에 '제도 만료 1년 전 시행 결과를 분석해 연장 필요성을 보고하라'고 요구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와 이 사안을 놓고 지난 2일 첫 번째 면담을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7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입장 차이가 쉽게 좁혀지지 않을 전망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가 화물 분야에서 최저임금과 비슷한 역할을 하며 운임을 끌어올리고, 기사 근로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고 강조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컨테이너 기사의 월 순수입은 2019년 300만원에서 지난해 373만원으로 24.3%, 시멘트 운송기사의 순수입은 같은 기간 20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110.9% 올랐다. 노동시간은 각각 월 15.6시간, 42.6시간 줄었다.

하지만 화물차 기사들에게 맡기는 화주들이 안전운임제에 반대하고 있다. 무역협회 산하 화주협의회는 올해 예정대로 안전운임제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전운임제로 육상 운임이 단거리는 최소 30% 올랐는데,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서도 컨테이너 화주 43.5%와 시멘트 화주 80%가 안전운임제 폐지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당초 국회에서 통과됐던 법이기 때문에 일몰제 폐지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돼야 하고, 정부는 이를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불사하며 안전운임제 연장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최근 급등한 유가 문제도 있다. 화물차들이 연료로 쓰는 경유는 지난달 3일 이후 한 달 넘도록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들어간 이날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2025.2원을 기록했다. 서울 용산에서는 경유를 L당 2990원에 파는 주유소까지 나왔다.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주원인이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금지되면서 세계적으로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는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안전운임제

화물 과적과 기사 과로를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운임을 정하고, 이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貨主)나 운수업체에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 화물 운임에 대해 최저임금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차량에 적용되고 있으며 올해 말로 종료된다.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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