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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칠레에 기분좋은 승리

6일 칠레와의 친선 경기가 열린 대전월드컵경기장. 1-0으로 앞선 후반 44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손흥민(토트넘)과 페널티 아크 정면 부근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돌파하다 수비에 걸려 넘어지면서 프리킥이 주어졌다. 이날 A매치(국가대항전) 100경기째 출전한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다. 손흥민은 오른발로 감아 차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히는 그림 같은 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 가입을 기념하는 축포를 터뜨린 손흥민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팬 앞에서 특유의 '카메라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골을 넣고 고승범(상무)과 교체된 손흥민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벤치로 들어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9위)이 황희찬과 손흥민의 골을 앞세워 칠레(FIFA 랭킹 28위)를 2대0으로 꺾었다. 지난 2일 세계 최강 브라질에 당한 1대5 패배를 딛고 일어나 오는 11월 열리는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우루과이를 대비한 '모의고사'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칠레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1승1무1패로 균형을 이뤘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면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열여섯 번째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18세 나이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지 12년 만이다. 100경기 중 83경기를 선발로 뛰었고, 주장 완장을 차고는 31경기에 나섰다. 손흥민은 A매치 세 번째 경기였던 2011년 1월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은 후 이날 칠레전 쐐기골까지 100경기에서 32골을 넣었다. 차범근(58골), 황선홍(50골), 박이천(36골), 김재한, 이동국(이상 33골)에 이어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중 6위다. 32골 중 왼발로 10골, 오른발로 20골, 헤딩으로 2골이다. 전반전 득점이 9골, 후반전이 23골로 경기 막바지에 더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가 18세 194일의 나이에 넣은 A매치 데뷔골은 고종수(18세 87일)에 이어 역대 한국 선수 A매치 최연소 득점 2위 기록이다. 손흥민은 경기 후 "브라질전 패배 후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경기를 잘한 것 같다. 100번째 경기를 자축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매 순간 열심히 뛰다 보니 100경기가 된 것 같다. 최대한 노력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12분 황희찬의 선제골로 앞섰다. 황희찬은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까지 치고 들어간 후 오른발로 감아 차 골망을 갈랐다. 황희찬의 A매치 8호 골.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인 황희찬은 칠레전을 마치고 기초 군사 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들어간다. 최근 소속 팀에서 부진했던 황희찬은 입소 전 마지막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며 기분 좋게 군사 훈련에 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후반 7분 칠레 수비수 알렉스 이바카체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위에 섰고 계속 밀어붙인 끝에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더해 칠레전 첫 승리를 따냈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과 달리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명 배치하면서 안정감을 줬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전방 압박에 나서면서 한국이 경기 주도권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경기를 치르고 보완한 부분이 균형이 잡히면서 승리를 거뒀다"며 "대표팀에서 항상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손흥민을 보면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브라질은 이날 일본과의 원정에서 네이마르의 페널티킥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그래픽] 한국 열여섯 번째 A매치 100경기 달성한 손흥민 기고자 : 대전=송원형 기자 대전=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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