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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테드 래소' 대사 인기

"난 널 믿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이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마법의 주문(呪文)이 되기도 한다. 숨겨져 있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비난받을 때 마음을 치유해주기도 한다.

미국 대학 미식축구 감독이 영국 축구팀 감독으로 부임해 벌어지는 일을 다룬 애플TV+의 미국 드라마 '테드 래소'의 주인공 테드(제이슨 서데이키스 분)가 선수들을 격려하며 쓴 대사에 시청자들이 위안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에미상 20부문 후보에 올라 7개를 휩쓴 드라마. 비웃음의 대상이던 테드가 라커 룸 입구에 붙여놓은 문구가 바로 'Believe'. 이 한마디에 주눅 들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선수들이 힘을 얻었고, 시청자들까지 열광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상 곳곳에서 짧은 경구나 조언을 담은 문장에 감응(感應)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1인 가구 증가, 코로나 이후 사회적 격리 등에 시달리고 예민해진 이들이 '믿는다' '함께' 같은 키워드에 위로받고 있는 것. 드라마 대사나 광고 문구, 제품 이름 등에서 위안을 담은 따듯한 문장들을 손쉽게 만날 수 있게 됐다.

테드 래소의 경우 '믿는다' '희망'을 입에 달고 산다. 힘들어하는 팀원에게는 "금붕어 기억력은 10초"라면서 "금붕어처럼 슬픔과 잘못은 빨리 기억에서 지우고 일어나라"고 한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이를 '테드 래소 리더십 수업'이라고 했다. 작년부터 애플TV+를 한국서도 볼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손흥민 선수가 올 초 이 드라마 주인공들과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도 화제가 됐다.

지난 3일 첫선을 보인 서현진 주연의 법정 멜로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SBS)에서도 '믿는다'가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고졸 출신 로펌 최고 변호사로 독하게 변신한 서현진의 연기만큼이나 "난 너 믿어"라는 대사가 화제였다. 단 2회 만에 명대사로 자리 잡았다.

힘을 주는 문장들은 제품의 인기도 좌우한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라 제임스 하퍼의 경우 아예 위로의 문장을 향수 이름으로 썼다. 'Do what you love with people you love(네가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일을 해), 'Little by little with Joy(즐겁게 조금씩)' 같은 식. 각종 소셜미디어에선 '명상하며 향을 읽는 느낌' '미러클 모닝'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미 피플지는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은 인용문들을 소개하며 "삶의 희로애락을 겪은 이들의 지혜를 담은 문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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