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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쯔양 회고록 등 수백권

홍콩 중·고교들이 중국 공산당의 역사관과 다른 서적 수백권을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6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는 지난 1989년 천안문 시위 진압에 반대하다 숙청된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회고록 등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중·고교의 이 같은 움직임은 홍콩 국가보안법에 저촉되는 반(反)국가 서적을 심의하라는 교육 당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명보가 입수한 중·고교 3곳의 퇴출 도서 명단에 따르면 이 학교들은 각각 39권, 173권, 204권을 퇴출했다. 주로 홍콩 내 민주화 시위, 천안문 사건 등 중국 현대사 서적이 대부분이었다. 이 중엔 자오쯔양 전 총서기의 회고록 '개혁 역정'(한국어판 '국가의 죄수')도 포함됐다. 이 책은 자오쯔양 사후 그가 쓴 메모 등을 그의 측근들이 미국·홍콩 등에서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퇴출 도서 명단에는 또 지난 2000년 이후 홍콩에서 벌어진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 시위, 국가보안법 제정 반대 시위 등을 다룬 서적도 다수 포함됐다. 마오쩌둥의 경제 정책 때문에 수천만명이 아사(餓死)한 대약진 운동을 다룬 역사학자 프랑크 디쾨터의 '마오의 대기근(1958~1962)'도 한 학교의 퇴출 서적 명단에 올랐다. 한 도서관 주임 교사는 명보에 "200여 권의 책을 쓰레기 운반차에 실어 보냈다"며 "내가 분서(焚書)의 주인공이 될 줄 생각하지 못했다.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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