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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미군 하루 전사자 웃돌아
우크라군 ＂사상자 더 늘어날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손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군이 대대적으로 포격을 가한 뒤, 나중에 보병 부대가 진격하는 전술로 바꾸면서 러시아군의 월등한 무기 체계에 우크라이나군이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러시아군과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부 돈바스의 바흐무트와 리스찬스크의 일선 부대를 방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를 떠나 전선을 찾은 것은 지난달 29일 북동부 하르키우를 방문한 이후 두 번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대 지휘소를 방문해 작전 현황과 보급 상황을 보고받고, 장병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대 방문 직후 마리우폴 등에서 전란을 피해 온 피란민들도 만나 위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선 방문은 사상자 급증으로 동요하는 우크라이나 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우크라이나군 전사자가 하루 60~100명, 부상자는 하루 500여 명에 달한다"며 "이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의 하루 최대 전사자 수(50명)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전했다. 사상자는 대부분 러시아군과 일진일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르 무젠코 전 우크라이나군 총참모장은 "전쟁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며 "앞으로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돈바스에 집중하면서 공군과 포병의 합동 공격이 가능해졌다"며 "러시아의 압도적 화력 앞에 우크라이나군이 밀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러시아군과 친러 반군은 현재 루한스크의 90%, 도네츠크의 약 60%를 점령하고, 이 지역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고 있다. 벤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미국과 서방이 약속한 (다연장 로켓포 등 고화력) 무기가 전선에 도착해 러시아 포대를 파괴할 때까지 상당한 규모의 희생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군 정보 당국은 지난 4월까지 우크라이나군 전사자가 최대 1만1000명, 부상자는 최대 1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3만~4만명으로 추정되는 러시아군 사망자보다는 적지만, 전쟁 전 우크라이나군이 보유한 정규 병력 25만명 중 약 10%가 전선에서 이탈한 셈이다.

AP통신은 "추가 병력의 필요성이 높아져 우크라이나군이 1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 충원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에 투입한 병력은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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