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위드마크 공식 계산 기준점은 음주 종료때가 아닌 시작 시점＂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기 위해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하는 경우에는 명확한 반대 증거가 없는 한 피고인에게 유리하도록 '음주를 시작한 시점'을 적용해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혐의로 기소된 A(48)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작년 1월 1일 술을 마신 상태에서 14㎞가량 승용차를 운전하고(1차 운전), 술을 더 마시고 혈중알코올농도 0.17% 상태로 약 4㎞ 구간을 운전(2차 운전)해 2회 이상 음주 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1차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기 위해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했다. 이 공식은 마신 술의 양과 알코올 도수, 시간당 혈중알코올농도 감소량 등을 토대로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산하는 방법이다. 검찰은 A씨가 '1차 음주를 마친' 오후 1시를 기준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했는데,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41%가 나왔다.

1·2심은 검찰의 기소 내용을 인정해 A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런데 대법원은 "첫 번째 음주 운전의 경우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결을 뒤집었다. A씨는 낮 12시쯤부터 약 1시간 술을 마셨다. 재판부는 검찰 주장대로 1차 음주를 마친 오후 1시를 기준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계산하면, 술을 마신 1시간 동안 몸이 알코올을 분해한 정도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음주 시작 시점'을 반영해 계산하면 혈중알코올농도는 처벌 기준(0.03%)을 넘지 않는 0.028%여서 처벌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공식만을 사용해 추산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류재민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921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