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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팬데믹으로 인한 양적 완화 정책은 지구촌 전반에서 인플레이션을 낳고 있다. 마이애미를 비롯한 미국 플로리다주 대도시의 임대료는 1년 만에 51.6%나 급등했다. 휘발유나 식료품 같은 필수 소비재의 가격 앙등과 함께 경제 비상사태의 붉은 등이 켜졌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의 지도자들은 새로운 재난에 직면하고 있다.

마빈 게이는 이미 1960년대에 미국 흑인 음악의 스타였다. 그러나 모순이 폭발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사랑 타령을 넘어 사회적 문제의식을 담은 노래를 만들기 시작했다. 1971년 앨범 'What's Going On'은 마빈 게이 자신은 물론이고 솔(soul) 장르를 넘어 세계 대중음악의 위대한 유산이 되었다. 2020년 롤링스톤지(誌)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 500의 제일 꼭대기에 비틀스, 너바나, 스티비 원더를 제치고 마빈 게이의 이 앨범을 올려 놓았다.

앨범에 수록된 곡 'Inner City Blues'는 우주선 같은 거 달로 쏘아올리지 말고 가난한 이들에게 돈 좀 쓰라고 신랄하게 시작한다. 매일 열심히 돈을 벌어도 그 돈은 볼 틈도 없이 계좌에서 빠져나가는 퍽퍽한 삶에 대한 노래다.

"인플레이션으로 재산 늘릴 기회는 사라지고/청구서는 하늘 높이 쌓이고/소년을 죽음으로 내몰지/그들이 내 삶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 소리쳐 분노하고 싶어"(Inflation, no chance to increase finance/Bills pile up sky high/Send that boy off to die/Make me wanna holler the way they do my life)

그의 음악은 춤추기 좋은 고급스러운 그루브로 넘실대지만 그 유려한 멜로디 라인 속에 촘촘히 박힌 현실을 깊이 응시하는 시선은 날카롭고 진지하다.

"범죄율은 올라가고/경찰은 총을 함부로 쏘고/공포가 퍼지고 있지/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몰라, 신만이 알겠지."(Crime is increasing/Trigger happy policing/Panic is spreading/ God knows where we're heading)

50년도 더 지난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 질문은 우리를 잠깐 멈추게 한다. 정녕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 기고자 : 강헌 음악평론가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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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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