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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비판 의식해 몸 낮추기

은행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 차(신규 취급액 기준)가 지난 3월과 4월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답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81%포인트였던 은행 예대금리 차는 3월(1.76%포인트)과 4월(1.70%포인트)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 차가 좁혀지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은행들이 신규 고객에게 대출 금리를 깎아주면서 예금 금리는 경쟁적으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강력했던 금융 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작년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선 대출 영업이 부진한 것입니다. 그래서 KB국민·우리·농협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신규 대출 고객을 늘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있습니다.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한 달 전보다 0.13%포인트 오른 연 1.87%로 오르면서 2%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주식과 가상화폐 등에 투자됐던 돈들이 안전 자산인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흐름이 커지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데 아무런 조건이 없는 연 3% 정기예금(1년)과 연 5% 적금(3년)까지 내놨습니다. 지난 5월 한 달간 5대 은행 예·적금 잔액은 무려 19조9375억원이나 늘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은행들의 의도가 순수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과도한 예대마진을 손봐서 국민 부담을 줄이겠다"며 은행 예대금리 차 비교 공시 의무화 등을 공약한 윤석열 정부를 의식해 미리미리 몸을 낮춘 결과 아니냐는 것이지요. 이른바 '새 정부 효과'라는 겁니다. 새 정부의 눈총을 피하고 보자는 생각을 한다는 거죠. 어찌 됐든 대출 금리는 낮아지고, 예금 금리는 높아진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정부보다 고객들이 더 무섭다는 것도 알았으면 합니다.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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