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푸틴, 무기 공급 결정에 분노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5일(현지 시각) 전략 폭격기를 동원해 수도 키이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중거리 다연장 로켓 발사대와 대포병 레이더 등 고성능 무기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지 4일 만에 키이우 공격에 나서면서 '확전'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은 지난 4월 이후 38일 만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고성능 무기 제공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러시아의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키이우 동쪽 다르니츠키와 드니프로우스키 구역에 러시아의 공습으로 수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군사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고, 민간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사망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4월 이후 키이우 인근에서 병력을 철수시킨 후,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돌연 키이우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면서 긴장 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주요 매체는 "이번 공격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로켓 무기를 공급하면 새로운 타격 목표를 공격하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위협이 나온 지 이틀 만에 벌어진 것"이라며 서방의 무기 공급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분노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항공 우주군 소속 부대가 키이우 외곽 지역에 고정밀 미사일을 발사해 이 지역의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며 "이 공격으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T-72 탱크와 장갑차 등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막지 않겠다"며 러시아의 흑해 봉쇄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4일 국영 로시야TV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운반하는 선박의 흑해 운항을 막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키이우포스트 등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베르 스크와 마리우폴을 통해 곡물을 수출하라는 것은 이들 도시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권을 인정하라는 얘기"라며 "기뢰 제거 요구 역시 우크라이나에 잘못을 떠넘기려는 러시아의 핑계"라고 비판했다. 벨라루스의 제안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대가로 부과된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협상 카드'로 해석됐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본문자수 : 1190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