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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나는 아직 배고프다"라는 말로 우리 사회에 도전 정신의 의미를 환기시킨 거스 히딩크 전(前)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평전. 2002 월드컵 4강 달성 기념으로 발간됐다. 히딩크의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생애, 축구 철학 등을 470여 쪽에 걸쳐 담아낸 화보집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지휘하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도 만끽할 수 있다. 마르셀 뢰저·이왕 판 듀른 지음, 거스히딩크 재단 편역, 거스히딩크재단 출판사, 10만원.

법관의 일

드라마 속 판사는 판결을 내릴 때 법봉을 세 번 내리친다. 실제로는 아니다. 1966년 이후 대한민국 법정에서 법봉은 쓰이지 않는다. 권위주의 청산을 위해서다. 판사들은 법원에 견학 오는 학생들이 '더 이상 법봉에 대해 질문하지 않도록 해 달라' 부탁한다. 그들의 책상엔 법봉 대신 서류 더미와 사무용 골무가 놓여 있다. 저자는 16년간 법관으로 일하다 최근 변호사로 전직했다. 이름과 달리 남자다. 송민경 지음, 문학동네, 1만6500원.

조선시대 사가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 양반가의 특별한 순간들

'사가(私家)기록화'는 글자 그대로 개인의 집안 행사나 의례 혹은 생애와 관련된 사건 등을 기록한 그림이다. 오늘날의 기념사진과 마찬가지.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축하하는 경수연도, 혼인한 지 60년을 기념하는 회혼례도, 과거 급제 동기·동창 모임을 기록한 방회도 등 다양하다. 저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다. 박정혜 지음, 혜화 1117, 5만9000원.

집 안의 천사 죽이기

'여성'을 테마로 한 버지니아 울프의 산문을 모은 책. '집 안의 천사'에서 글 쓰는 주체로 나아가기까지 여성 작가로서 치열한 고민의 궤적을 보여준다. 울프가 남긴 에세이 중 60편을 엄선해 발간한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중 첫 권이다. 문학원론에 가까운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독서록 '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자전적인 글들을 엮은 '존재의 순간들'도 함께 나왔다. 최애리 옮김, 열린책들, 1만3800원.

학교는 아이들의 실험장이다

소설가, 사상가 등의 명성에 가린 '교육자 톨스토이'의 면모를 보여준다. 톨스토이의 교육 철학을 담은 '교육론'의 전반부다. 톨스토이는 가족의 영지 야스나야 폴랴나에 인민학교를 열고 농민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학생들의 자유가 보장되어야만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여겼다. 체벌을 '인간 본성에 대한 존중 부족'으로 인식했다. 레프 톨스토이 지음, 변춘란 옮김, 바다출판사, 1만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