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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장 로켓포·대함미사일 지원
젤렌스키, 룩셈부르크 의회 연설
＂러시아군, 우크라 영토 20% 점령＂

미국과 독일에 이어 영국과 스웨덴이 다연장 로켓포와 신형 대함 미사일 등 고성능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우크라이나군이 절대적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전황을 뒤집고, 흑해를 봉쇄하고 있는 러시아 해군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무기다.

영국 외무부는 2일(현지 시각) "사거리가 80km에 달하는 M270 다연장 로켓 발사기(MLRS)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을 우크라이나에 보내기로 한 미국에 이어 두 번째 다연장 로켓 무기 제공이다. 두 무기는 똑같은 로켓·미사일을 발사한다. MLRS는 로켓 6발을 장착한 발사관이 2개이고 무한궤도로 이동하지만 HIMARS는 발사관이 1개이고 바퀴로 이동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영국 외무부는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이 무기가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역량을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최근 돈바스 전선에서 공격 목표를 중·장거리 포격으로 초토화한 뒤 보병을 투입, 점령하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 이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서방에 중·장거리 다연장 로켓과 대포병 레이더 지원을 요구해왔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의 전술이 바뀌면 우리의 지원도 바뀌어야 한다"며 "MLRS가 러시아군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한 효과적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도 이날 "대함 미사일과 소총, 대전차 로켓 등 1억달러(약 1240억원) 상당의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대함 미사일 제공은 이번이 세 번째다. 이 미사일들은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항구를 막아 곡물 수출을 방해하는 러시아 군함을 공격하는 데 쓸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룩셈부르크 의회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20%를 점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기존에 합병한 크림반도와 친러 세력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 러시아 침공 이후 빼앗긴 흑해 연안 등 총 12만5000㎢로, 남한 면적(10만㎢)의 약 1.25배에 달한다.

한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알자지라 TV 인터뷰에서 최근 나토 가입을 신청한 스웨덴과 핀란드에 대해 "이 국가들은 러시아와 영토 문제가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과 비교하면 덜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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