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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제러미 리 글로벌 제작 총괄

"라이엇게임즈 미국 LA 본사에는 '한국식 PC방'이 있습니다. 거기서 신입 사원을 교육하죠."

한국서 '국민 게임'으로 불리는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의 제러미 리(Lee 글로벌 제작 총괄은 지난달 23일 본지와 만나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신입 사원들은 입사 첫 주에 한글 간판이 달린 30석 규모의 PC방에서 함께 게임을 하면서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한국식 게임 플레이를 익힌다"며 "라이엇게임즈 창업자들도 남캘리포니아대학(USC) 재학 시절 LA 한인타운 PC방의 단골손님이었다"고 했다.

롤은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2009년 출시해 전 세계 1억명이 즐기는 PC온라인 대전(對戰) 게임이다. 국내엔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해 12년째 PC방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최근 총괄직에 오른 그는 세계 19국 지사 가운데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롤이 개발되고 있던 10여 년 전에 한국에선 이미 e스포츠 열풍이 불고 있었다"며 "한국은 게임의 미래를 보는 수정구(球)"라고 했다.

롤이 10년 넘게 생명력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그는 "이용자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라며 "19국 오피스에서 2주마다 롤에 대한 온·오프라인 의견을 수집해 보고하고, 본사는 이를 즉각 반영해 게임을 업데이트하고 정책을 수정한다"고 했다. 최근 게임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없도록 채팅 기능을 개선한 것도 그 결과라고 한다.

그는 최근 게임 업계의 이슈인 'P2E(돈 버는 게임)'에 대해 "관련 사업을 벌일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최근 국내에서 확률 정보 공개 등이 진행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선 "공평한 게임 운영을 방해한다"며 "온라인 게임이 농구·축구처럼 모두가 즐기는 경기로 자리 잡으려면 규칙이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제러미 리 총괄은 "온라인 게임이 세대를 뛰어넘어, 영속되는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5월에) 부산에서 열린 MSI(롤 국제대회)를 방문했다가 부모가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함께 e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봤다"면서 "게임이 하위문화에서 벗어나 주류 오락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어 "롤에서도 이용자들의 스킨(캐릭터 코스튬) 구매 등 게임 진행과 무관한 가상 아이템 구매에서 상당 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루이비통 등 명품 업체들이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고 했다. 기고자 :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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