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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보다 수천 배 똑똑… ＂달리처럼 그려줘＂ 하면 말귀 알아듣고 그릴 정도

혼자 사는 노인에게 인공지능(AI)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습니다. "무릎이 아파 잠을 설쳤다"고 하자, "파스나 찜질 팩을 하세요"라고 권합니다. 다음 번엔 "병원에는 다녀오셨나요?"라고 묻기도 합니다. 네이버가 최근 초거대 AI 기술이 적용된 전화 돌봄 서비스 '클로바 케어콜'을 시작했습니다.

SK텔레콤도 지난달 초거대 AI 기반의 '에이닷'이란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LG는 지난 2월 세계 첫 초거대 AI 기반 아티스트 '틸다'를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서 공개했습니다. KT와 카카오 역시 초거대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최근 '초거대(Hyper scale) AI'란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초거대 AI는 성능이 뛰어난 수퍼컴퓨터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인간처럼 생각하고 판단하는 차세대 AI를 말합니다.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처럼 한 분야에 특화된 기존 AI와 달리, 초거대 AI는 특정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똑똑함도 수천 배 수준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의 뇌'를 닮은 AI죠.

인간의 뇌에는 신경세포(뉴런)를 연결하고 각종 정보를 전달·기억하는 '시냅스'란 신경망 회로가 100조(兆)개가량 있습니다. 초거대 AI에선 그 역할을 '파라미터(parameter)'가 하고, 보통 그 숫자로 성능을 평가합니다.

2020년 등장해 '초거대 AI' 열풍을 불러온 미국 오픈AI의 'GPT-3′는 파라미터를 1750억개 갖고 있습니다. 이후 등장한 네이버의 '하이클로바'는 2040억개, LG의 '엑사원'은 3000억개의 파라미터를 갖췄습니다. 현재 국내외 기업들은 1조개 이상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인간의 뇌처럼 100조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AI도 나올 겁니다.

초거대 AI는 마치 인간처럼 텍스트의 맥락은 물론 텍스트와 이미지·음성을 동시에 이해합니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 스타일로 그려줘'라고 하면 직접 창작하기도 합니다. 이런 기술을 갖추면 이용자가 마치 실제 인간을 상대하는 듯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일 수 있죠. 국내외 테크 기업들이 초거대 AI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거는 배경입니다. 기고자 : 이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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