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男테니스 프랑스오픈 단식 승리

16년 전 세기의 라이벌이 탄생한 바로 그 무대에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세계 1위)와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5위)이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둘은 2006년 프랑스 오픈 8강전에서 처음 맞붙었다. 스무 살 나달은 열아홉 조코비치를 꺾고 파죽지세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둘은 이후 로저 페더러(스위스)와 함께 남자 테니스계를 3분하며 올해까지 왔다. 특히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지는 프랑스오픈에서만 13차례 정상에 오르면서 '흙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1일 둘은 다시 프랑스오픈 8강전에서 59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외신에선 둘의 맞대결이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리는 나달이 "이번이 마지막 프랑스 오픈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기 때문이다.

운명처럼 다시 만난 두 테니스의 별은 4시간 12분 혈투를 벌였다. 승자는 나달. 조코비치를 세트스코어 3대1(6-2 4-6 6-2 7-6〈7-4〉) 로 누르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나달은 이날 승리로 롤랑가로스에서만 110승(3패)을 올리면서 조코비치와의 통산 전적을 29승 30패로 만들었다.

나달은 첫 세트부터 두 차례나 상대 서브게임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더해 이틀 전 펠릭스 오제알리아심과 4시간 21분의 혈투를 벌인 여파로 컨디션이 좋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워내려는 듯 위력적인 포핸드로 무력 시위를 벌였다. 조코비치(48개)보다 9개 많은 57개의 위닝샷을 터뜨렸다. 게임스코어 2-5로 끌려가던 4세트에선 무서운 집중력으로 내리 3게임을 따내 균형을 맞춘 끝에 타이브레이크 승부를 이기며 승리를 얻어냈다. 조코비치는 2세트 중반과 4세트 초반 분위기를 타는 듯했지만 무려 53개의 범실을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나달은 승리가 확정된 뒤 환하게 웃으면서 "내 커리어에서 가장 특별하고 소중한 장소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인 조코비치와 대결을 펼칠 수 있어 행복했다"며 "조코비치처럼 위대한 선수를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첫 점수부터 마지막 점수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달은 3일 알렉산더 츠베레프(세계 3위)와 준결승을 치르게 된다. 기고자 : 남지현 기자
본문자수 : 1097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