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블룸버그 ＂中 눈치 안 보겠다는 뜻＂

영화 '탑건'의 36년 만의 속편으로 돌아온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가 대만 국기가 새겨진 옷<사진>을 입고 영화에 등장했다. 그러자 중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고 미 블룸버그가 3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달 22일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탑건: 매버릭'에는 주인공을 연기한 크루즈가 극중 일본과 대만의 국기가 새겨진 가죽 점퍼를 입은 장면이 담겼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1960년대 일본과 대만 일대에서 미 해군으로 복무한 것을 기념한 점퍼로, 이를 유품으로 남겼다는 설정이다.

크루즈가 이 점퍼를 입은 모습은 2019년 이 영화의 예고편이 처음 나왔을 때도 노출됐었다. 그러나 이후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점퍼에 새겨진 일장기와 대만 국기가 색깔만 유사한 가상의 국기로 그려졌다. 이 때문에 영화 제작사가 중국 개봉을 염두에 두고,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는 중국 당국의 검열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정작 최근 개봉한 영화에는 대만 국기가 정상적으로 그려진 장면이 삽입되자 "제작사가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기로 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온라인 매체 SETN은 "대만에서 진행된 시사회에선 관객들이 대만 국기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환호했으며 수차례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할리우드는 그동안 중국의 검열 압력에 굴복해 중국 사회가 불쾌히 여길 수 있는 장면이나 대사를 수정해왔다"며 "대만 국기를 삭제하지 않은 '탑건' 제작진의 결정은 적어도 일부 할리우드 경영진은 검열 문제와 관련해 한걸음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직 중국 당국으로부터 개봉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선 이달 22일 개봉한다. 기고자 : 김영준 기자
본문자수 : 925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