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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안가기, 냉장고 파먹기… '고물가 생존일지' SNS에 인증

인천시에 사는 강수윤(34)씨는 올해 초부터 매주 일주일 치 '무(無)지출 일지'를 써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있다. 한 달에 최소 10일은 '지출액 0원'이 적힌 가계부를 올리고, 불가피한 지출이 있는 날은 쓴 금액과 함께 지출 이유를 적는다. 강씨는 "요새 물가가 너무 올라 웬만하면 마트에서 장을 보지 않고 있다"며 "지출을 피한 날을 가계부에 적어 SNS에 인증하는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한다"고 했다.

식자재, 생활용품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품목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부나 자취생들 사이에 '무지출 가계부'가 유행하고 있다. 원래 가계부는 지출 내역을 적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돈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지만, 무지출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은 애초에 '무소비'를 목적으로 한다. '지출액 0원'을 목표로, 어쩔 수 없이 지출한 경우 그 이유를 쓰는 식이다. 지난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8%로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노현경(32)씨도 지난 4월부터 블로그에 무지출 일지를 써 인증하고 있다. 노씨는 "집에 있는 800L짜리 냉장고가 70% 이상 비었을 때만 장을 보려고 한다"며 "무지출 일지를 쓴 뒤 소비를 줄이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게 되고, 덕분에 한 달에 10만원 이상을 절약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부터 무지출 가계부를 쓰는 주부 한모(38)씨는 "아이 간식과 유제품을 조금 샀는데 4만원을 넘게 쓴 뒤로 깜짝 놀라 무지출 가계부를 쓰게 됐다"고 했다. 지난달 네이버 블로그에만 '무지출' 키워드로 검색되는 글이 1704건 올라왔다.

이외에도 식비를 줄이기 위한 각종 자구책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이소영(27)씨는 냉장고 속 재료로만 음식을 해먹는 '냉장고 파먹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씨는 "요즘에는 샌드위치 하나만 사먹어도 8000원이 넘어간다"며 "냉장고에 어떤 음식이 있었는지 미리 파악해 놓고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해먹고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신현지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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