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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분열은 필패

지난 8년간 진보 교육감들의 정책 실패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돌아서면서 3명에 불과하던 보수 교육감이 이번 선거에선 7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4명으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진보 교육감처럼 압도적 승리를 하지는 못했다. 그동안 되풀이돼 온 보수 성향 후보들의 난립으로 인해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도 후보 난립으로 보수 후보에 진 경우도 있다. 지난 세 차례 교육감 선거 결과 나타났던 '단일화 못하면 필패' 공식이 이번에도 적용된 것이다.

◇네 차례 연속 '분열'한 서울 보수 후보

후보 난립으로 교육 권력 탈환에 실패한 대표적인 곳이 서울이다. 서울은 2일 오전 2시 30분 현재 조희연 현 교육감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보수·중도 성향의 박선영·조전혁·조영달 등 세 후보의 득표수를 모두 합하면 50%를 넘어 조 교육감의 득표율(39.7%)을 훨씬 웃돈다. 이들이 단일화에만 성공했다면 조 교육감의 3선을 저지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들 세 후보는 인지도가 엇비슷해 단일화하지 않으면 절대 조 교육감을 이기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끝까지 서로 비방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마지막에는 상대 후보에 대해 '미친X'으로 부르는 녹취가 공개되고, '인간 말종'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며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 했다. 반면 진보 진영에선 조희연 현 교육감과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이 출마했지만, 이미 조 교육감이 '현직 프리미엄'으로 인지도가 높은 데다 막판에는 강 후보가 조 교육감으로 단일화하는 데 합의했다. 서울은 2010년에도 보수 후보가 6명이나 출마해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곽노현 후보에게 졌고, 2014년과 2018년에도 보수 후보들이 각각 3명, 2명씩 출마해 진보 단일 후보였던 조희연 교육감이 연달아 이겼다. "조 교육감이 세 번 연속 어부지리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 지역 보수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 한 인사는 "보수 후보들은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사고 방식을 끝까지 버리지 못했고, 시간이 갈수록 선거에 돈을 많이 쓰게 되면서 선거비 보전받을 생각에 포기를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에서 10% 이상 득표하면 선거 비용 절반을, 15% 이상 득표하면 전액을 보전받을 수 있는데, 박선영·조전혁·조영달 세 후보 모두 10% 이상 득표할 수 있다고 자신하면서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충남·세종도 분열

충남은 진보 진영에선 김지철 현 교육감만 출마한 반면, 중도·보수 진영은 조영종·이병학·김영춘 등 3명이 출마했다. 이 중도·보수 후보들은 "전교조 출신 김지철 후보의 전교조식 교육을 막아야 한다" "힘을 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결국 단일화에 이르지 못했다. 2일 오전 2시 30분 현재 이들 세 후보의 득표율을 모두 합하면 65.7%로, 김지철 교육감의 득표율(34.2%)을 훨씬 웃돈다. 세종도 최태호·이길주·강미애 등 3명의 중도·보수 성향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함에 따라 진보 성향으로 현직인 최교진 교육감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강원은 이와 반대로 진보 진영 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뒤지는 경우다. 진보 성향의 강삼영·문태호 후보가 끝까지 단일화에 이르지 못해 보수 성향 신경호 후보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정당·기호가 없는 데다 후보 인지도가 낮은 교육감 선거에서는 후보가 난립하면 국민들은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어 결국은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픽] 17개시·도·교육감 1위 현황

[그래픽] 전국 시·도 교육감 보수 ·진보 진영별 수성 기고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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