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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청장 지형 변화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2일 오전 2시 30분 현재 국민의힘이 종로·중구·용산·광진·동대문·도봉·서대문·마포·양천·구로·영등포·동작·서초·강남·송파·강동 등 16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성동·중랑·성북·강북·노원·은평·강서·금천·관악 등 9곳에서 앞서고 있다.

현재 개표 상황대로면 국민의힘은 2006년 이후 16년 만에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이기게 된다. 하지만 후보 간 격차가 1~3%포인트 정도로 박빙이거나, 개표율이 50%에 못 미치는 곳이 많아 일부 지역은 결과가 바뀔 수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아직 승리·패배를 확정짓기 어려운 지역이 많다"며 "개표를 끝까지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앞서 사실상 당선을 확정했지만, 서울 구청장 선거는 개표 초반부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접전을 벌였다. 과거 서울 구청장 선거는 시장 선거를 이기는 쪽에서 '싹쓸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엔 어느 한쪽도 싹쓸이 승리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애초 예상과 차이가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우세 지역 9곳에 경합 지역이 11곳으로 최다 20곳 승리를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과반 수성이 목표지만 확실한 우세 지역은 4~5곳 정도라 현실적으로 7~8곳만 이겨도 선방"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개표 초반 예상보다 선전하자 "민주당 현역 구청장들이 닦아온 지역 기반과 조직력에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효과를 내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 대선 때와 비교하면 표심에 변화가 있었다.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은 25구 중 14곳(종로, 중구, 용산, 성동, 광진, 동대문, 마포, 양천, 영등포, 동작, 서초, 강남, 송파, 강동)에서 이겼고,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11곳(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 은평, 서대문, 강서, 구로, 금천, 관악)에서 이겼다. 국민의힘은 2일 오전까지 윤 대통령이 이겼던 14곳 중 성동 1곳에서 지고 있고, 윤 대통령이 졌던 도봉·서대문·구로 등 3곳에서는 이기고 있다.

현재 개표 상황대로면 10년 이상 민주당으로 기울었던 서울 구청장 무게중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국민의힘은 2006년 서울 25구청장을 모두 이겼지만, 2010년부터 내리 3번을 민주당에 완패했다. 민주당은 2010년 선거 때 25곳 중 21곳을, 2014년엔 20곳을 이겼다. 2018년엔 서초구를 뺀 나머지 24곳을 '싹쓸이'했다. 국민의힘이 한 번도 내준 적 없던 '텃밭' 강남구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이기자 "서울은 민주당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기·인천 등 다른 수도권 지역 결과에 비하면 서울 구청장 개표 상황이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서울 구청장 과반 확보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고자 :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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