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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에 거리두기 해제 힘 못써
통계청 ＂경기 전환 발생 신호＂

4월 생산, 투자, 소비가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트리플(triple) 감소' 현상은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벌어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무역수지 악화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3%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의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3월보다 0.7% 감소했다. 거리 두기 해제로 숙박음식점(11.5%) 등 서비스업 생산이 1.4% 증가했지만, 반도체 생산 감소(-3.5%) 등의 영향이 컸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 대비 0.2% 감소했다. 3월 (-0.7%)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3월 급증했던 코로나 관련 의약품 판매가 줄어든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설비투자는 3월보다 7.5% 줄면서 석 달 연속 감소했다. 2019년 2월(-7.5%) 이후 3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경기동행지수 변동치)는 작년 10월부터 5개월간 상승하다 지난 3월 하락세로 돌아서 4월까지 두 달 연속 떨어졌다. 향후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경기선행지수 변동치)가 작년 7월부터 10개월째 하락했다.

통계청은 "산업 생산이 하락 전환했고, 소매 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 지표도 부진하면서 경기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이라며 "경기 전환점 발생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커졌다"고 했다.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통상적으로 경기동행지수 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경기 하락 전환'이라고 본다. 만약 오는 8월까지 연속 하락할 경우 국가통계위원회를 열어 "3~4월이 경기 하강 국면 진입 시점"이라고 판정하게 된다. 국가통계위원회는 경제부총리가 위원장이고, 경기의 정점이나 저점을 판정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하강 신호가 더 강해진다면 통계청이 국가통계위원회 개최를 요청하고, 위원회에서 경기가 꺾였는지 공식 판단한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거리 두기 해제 효과가 인플레이션에 의해 완전히 잠식됐다"며 "이미 경기 하강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기 때문에 하강 속도가 완만할지, 급격할지가 남은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라 정부는 6월에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3%대 성장률 전망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대 중후반 수준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당분간 5%대 물가 지표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기고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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