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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고전 이야기] 베니스의 상인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발행일 : 2022.05.31 / 특집 A20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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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대금업자 통해 보여준 인간 본성
    유대인 멸시 풍조 담겼다는 비판도

    "안토니오 선생, 여러 차례 당신께선 내 돈과 고리에 대하여 날 꾸짖었지요. 그래도 난 그걸 묵묵히 떨치며 참았어요. 당신은 날 무자비한 개라 하고 가래침을 뱉었는데, 그 모두가 내 것을 사용하는 대가였죠. 근데 이젠 내 도움이 필요한 모양이오."

    1596년쯤 출간된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은 '천재적인 인물 창조 능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이 작품은 영국 런던에서 1605년 초연된 후 지금까지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무대에서 공연되고 있어요.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는 절친한 친구 바사니오에게 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아요. 바사니오는 벨몬테에 사는 아름답고 지혜로운 여인 포셔에게 청혼하기 위해 3000다카트의 돈이 필요했지만, 안토니오는 당장 현금이 없었어요. 결국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러 갔죠. 그런데 샤일록은 이자는 받지 않는 대신, 정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면 '고운 살 정량 1파운드'를 잘라내 가지겠다고 해요. 안토니오는 높은 이자를 받으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샤일록을 공공연히 비난하고 경멸했는데, 이 때문에 샤일록은 그에 대한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해볼 심산이었던 거죠.

    상선(商船·상업을 위한 선박)이 돌아오면 돈을 갚을 수 있다고 생각한 안토니오는 이 제안을 흔쾌히 승낙해요. 그리고 바사니오는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빌려온 돈으로 벨몬테에서 포셔와의 결혼 승낙을 받은 뒤 기뻐하죠. 그 증표로 포셔에게 반지를 받게 됩니다.

    하지만 베니스에서 온 소식에 바사니오는 아연실색해요. 상선의 귀항이 늦어져 돈을 갚지 못한 안토니오가 감옥에 갇혔고, 샤일록은 '계약의 이행', 즉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만 고집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어요. 바사니오는 베니스로 급히 돌아왔고 법정에 나가 포셔가 준비해준 돈으로 빚을 갚겠다고 했지만, 샤일록은 요지부동이었어요. 법관은 "안토니오의 살을 도려내라"고 판결해요. 그러면서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살 1파운드만 도려내야 한다"며 "핏물을 한 방울만 흘려도 당신 땅과 재물은 베니스 국법에 의하여 몰수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피를 흘리지 않고 살을 도려낼 순 없었죠. 이후 포셔를 만난 두 사람은 포셔에게서 자신이 법관으로 변장해 판결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이 작품은 법관의 현명한 판결로도 유명하지만, 고리대금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유대인에 대한 차별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어요. 11세기 말 시작된 십자군원정 이후,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6세기 말까지 유럽 사회의 유대인에 대한 차별은 유독 심했는데요. 샤일록이 악마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그런 샤일록이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심리를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고자 : 장동석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399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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