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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의 AI시대의 전략] 인간의 얼굴 닮아가는 인공지능… 눈빛·표정까지 만들어 낸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발행일 : 2022.05.30 / 여론/독자 A33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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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은 인간의 마음을 자연 진화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학문이다. 바람에 갈대같이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도 자연 진화의 산물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주어진 자연환경 조건에서 인간의 생존과 번식이 최대화되도록 자연선택의 결과로 인간의 마음도 진화했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간의 공간 지각 능력, 음식 가리기, 좋은 짝 고르기, 상대방 마음 읽기, 동맹 만들기 등을 인간 생존 문제 해결을 위한 자연선택의 결과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진화하는 것은 인간의 '마음'만이 아니다. '인공지능(AI)'도 주어진 여건에서 경제성과 효율, 그리고 유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진화 관점에서도 인공지능이 인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먼저 인공지능의 기능은 인간 얼굴의 모습을 닮아간다. 얼굴에는 세상을 인식하고 소통하는 데 핵심적으로 필요한 '눈'과 '귀' 그리고 '입'이 있다. 마찬가지로 기계 학습이라고 하는 인공지능에서는 인간의 눈·귀·입을 대신하기 위한 인공지능망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시각 지능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모델로 '합성곱 신경망(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이 있다. 시각적 이미지 인식 기능으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보고 판단하거나 예측한다. 결국 인간의 눈을 대체하는 역할을 추구하는 것이다.

    인간의 귀를 대신해 사람 말을 알아 듣는 인공지능으로는 장·단기 기억(LSTM) 모델이 개발되었다. 말뜻을 잘 알아듣기 위해 오래전에 한 말도 기억하고 그 연관성도 이해하는 모델이다.

    인공지능의 자기주도 학습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말할 수도 있고, 글을 쓰고, 코딩도 할 수 있는 자연어 모델(GPT-3)이 개발되었다. 이 자연어 모델들이 인간의 입을 대신한다. 최근 구글은 인공지능 언어 모델 람다(LaMDA2)를 발표했다. 인간 언어의 맥락도 이해하고 상상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인간 두뇌의 창작 능력까지 닮은 '적대적(대립적) 생성 신경망'(GAN) 모델이 개발되었다.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작곡한다. 이처럼 인간의 눈과 귀, 입을 대신할 인공지능을 하나로 묶어 인간 얼굴 전체의 모습을 닮은 '초거대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공지능 스스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며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반(범용) 인공지능이 가능한 시대가 가까이 오게 된다. 인간의 얼굴을 갖춰가는 인공지능의 진화 방향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이렇게 '초거대 모델'이 되면 투자 비용과 전기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인간에 비해 소모하는 에너지가 엄청나게 많아 비경제적이고 현실성도 떨어진다. 인공지능은 진화를 통해 이 문제에 대처하려 한다. 이를 위해 인간의 행동과 학습 방법을 배운다. 예컨대 최소 데이터로도 학습하고 그 결과도 재활용한다. 즉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려고 한다. 인간의 영재 교육 방법과 같다. 이를 인공지능에서 전이 학습(Transfer Learning)이라고 한다. 그리고 인간에게서 모방 방법도 배운다. 인공지능 모방 학습(Imitation Learning)에서는 이미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론과 공식에서도 배운다. 처음부터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인간이 학습해놓은 것을 습득해 배워나가는 것이다.

    더 나아가 혼자 학습하지 않고 여러 인공지능과 연합해 학습한다. 인공지능이 서로 학습 경험과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를 연합 학습(Federated Learning)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쌓아온 진화 결과로부터 배우며 진화해가는 셈이다.

    인공지능의 학습용 데이터 생산 방법도 진화하고 있다. 이제 인간이 생산한 데이터에 얽매이지 않고 인공지능끼리 게임 하듯이 놀면서 데이터를 스스로 생산해 학습한다. 이를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고 부른다. 강화 학습은 자기 주도 학습이다. 점점 인간의 데이터 굴레에서 벗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이 메타버스 가상 세계에서 인간의 데이터를 구한다. 데이터의 자유를 얻고자 진화하고 있다.

    인간과 공존 꿈꾸는 인공지능의 진화

    다음으로 진행되는 인공지능 진화의 방향은 인간과 공존하기 위한 협업이다. 인공지능도 인간과 같이 가야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서로 장점을 살려 생존 가능성과 존재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바이러스나 기생충이 인간과 공존하려는 현상과 유사하다. '협업 지능(Collaborative Intelligence)'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최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술이다. 이렇게 하려면 인공지능이 스스로 인간의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과 소통하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눈치도 생기고 눈빛과 표정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인간과 소통하려는 노력의 방법으로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이라는 AI가 등장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판단과 예측, 그리고 제안과 추천을 하면서 그 배경과 이유도 인간에게 설명해주려는 시도다. 이처럼 인간과 인공지능 간 마음의 벽을 부수는 소통의 진화가 진행 중이다. 인공 지능의 진화 속도는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와 교육 시스템도 발전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래픽] 사람 얼굴을 닮아 가는 인공지능
    기고자 :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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