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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라운지] 男농구 챔프전 MVP SK 김선형

    용인=이영빈 기자

    발행일 : 2022.05.30 / 스포츠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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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등번호 5번처럼, 다섯번 우승하고파"

    이번 프로농구 FA(자유계약) 시장의 가장 큰 관심거리는 서울 SK 김선형(34)의 거취였다. 11년간 SK에서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 자리를 지켜온 김선형은 지난 시즌 적지 않은 나이에도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챔피언결정전 MVP(최우수선수)를 받는 등 건재함을 알렸다. 그리고 잔류를 묻는 말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여차하면 팀을 옮길 거라는 뜻을 밝혀왔다.

    협상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5일, 마침내 기간 3년에 올해 보수 총액 8억원의 조건으로 재계약을 마쳤다. 7억5000만원에 계약한 허웅(KCC) 등을 넘어서는 이번 FA 시장 최고액이다. 다가올 연봉 협상에서도 그를 뛰어넘을 만한 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27일 만난 다음 시즌 사실상의 '연봉킹' 김선형은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국내 최초의 돌파형 가드

    김선형이 프로 데뷔했던 2011년, 국내 농구계는 신선한 충격에 빠졌다. 그전까지 국내 가드는 이상민, 김승현처럼 경기 운영에 집중했다. 그런데 김선형은 전광석화처럼 돌파하고 솟아올라 덩크를 터트리며 정통적인 포인트가드 이미지를 깼다. '가드는 자신의 공격보다는 패스와 경기 운영에 주력해야 한다'는 한국 농구 고정관념에 정면 도전했던 초년병 시절이었다. "자신감이 있었어요. 아무도 저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요. 문경은 감독님이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면서 최대한 풀어준 덕도 컸죠."

    그는 데뷔 2년 차에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면서 화려한 농구로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김선형은 어릴 때부터 지도자를 잘 만나 '금기'를 깰 수 있었다고 했다.

    "초등학교 때 감독님은 등 뒤로 패스를 건네는 기술을 직접 가르쳐 주시기도 했어요. 다른 학교에서는 그렇게 하면 크게 혼난다고 하던데, 저는 지금까지 창의력이나 자율성을 최대한 뿜어내도록 지도받았어요." 2010년 중앙대에서 '전승 우승'을 이끌었을 때, 김상준 당시 감독도 비슷했다고 한다. "운이 좋았던 거죠. 까딱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겠죠."

    김선형은 승부에 강하다. 팀이 필요할 때 어김없이 해결하는 능력이 발군이다. 외곽슛보다는 과감한 돌파로 막힌 혈(穴)을 뚫는다. 그는 "대학 4학년 때 승부사 기질에 눈뜬 것 같다"고 했다. "2009년 MBC배 대학농구 대회 결승 4쿼터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덩크를 하고 싶어졌어요. 실전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던 건데 처참히 실패했죠. 오기가 생겨서 그 바로 다음 공격에서 다시 뛰어올라서 덩크를 성공했죠. 그때 그 희열을 잊을 수가 없어서 지금도 승부처를 즐깁니다."

    ◇"아내 덕분에 기량 유지해요"

    농구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드는 서른넷. 하지만 김선형은 여전히 코트 위에서 상대를 속도로 압도한다. 지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최전방에서 팀의 속공을 이끌었다. "따로 관리는 안 해서 저도 신기하죠. 아내가 많이 신경 써주는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건강한 음식도 고민해서 챙겨주고, 평소 몸이 힘든 건 자기가 하겠다면서 열심히 농구만 하라고도 해주죠."

    김선형을 만난 지난 27일은 그의 결혼기념일이었다. 김선형은 이날 인터뷰 대신 하루를 오롯이 아내와 보내려고 했는데, 아내가 오히려 '바쁜 게 좋은 것'이라고 등을 떠밀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심적으로 안정된 건 전부 아내 덕분"이라며 '서로 이해하려 노력해야 한다' '한 걸음씩 더 양보해야 잘 산다'고 즐거운 듯 결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이어갔다. 농구도 결혼 생활과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코트 위에서는 정말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벌어져요.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해요.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한 발짝씩 양보해야 하는 거죠." 다음 시즌 목표는 2연패(連覇)다.

    "몸은 예전이 훨씬 쌩쌩했지만, 농구는 지금 더 잘하는 것 같아요. 언제 어떤 플레이를 펼쳐야 할지 더 잘 안다고 해야 할까요.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2번 우승했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제 등번호 5번처럼 우승을 5번까지 하고 싶어요."
    기고자 : 용인=이영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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