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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식나무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영남대 조경학과 명예교수

    발행일 : 2022.05.30 / 특집 A2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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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자라도 3m… 겨우내 붉은 열매 달려 있어요

    사철 푸르고 반짝이는 잎을 자랑하는 식물이 있어요. 식나무<사진>입니다. 식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와 중국·일본 등 비교적 따듯한 지역에서 자라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경상남도·전라남북도의 섬이나 울릉도·제주도 같은 지방에서 찾아볼 수 있어요.

    특히 충남 보령 앞바다의 조그만 섬 외연도에서 자라는 식나무가 아주 유명한데요. 우리나라에 있는 식나무 무리 중 가장 북쪽에서 자라요. 식나무가 모여 자라는 '외연도 상록수림'은 천연기념물 제136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삶의 터전이 그리 넓지 않고, 한군데 모여 사는 그루 수도 적어 관심이 필요하답니다.

    이 식물은 3~4월쯤 가지 끝에 자줏빛을 띤 갈색 꽃을 피워요. 가지가 어긋나 자라며 그 끝에 꽃을 맺는데, 이런 모양을 '원추 꽃차례'라 불러요. 벼 이삭이 맺히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답니다. 타원 모양 잎은 서로 어긋나게 달리고 잎의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지요. 과거에는 식나무 잎을 이용해 사료를 만들기도 했어요.

    열매는 타원형 구슬 모양으로 가을에 붉게 익어요. 겨우내 나무에 달려 있는데, 특히 눈이 내린 날이면 붉은 열매가 사람들 눈길을 끌지요.

    식나무는 어른 나무가 돼도 3m 이내로 자라는 키가 작은 나무예요. 비교적 습도가 높고 땅이 비옥한 곳에서 자라지만, 햇빛을 싫어해서 흔히 낙엽이 우거진 큰 나무 그늘에서 여러 그루가 한데 모여 자란답니다.

    식나무는 정원 등에 심어 즐기기 좋은 나무예요. 흔히 햇빛이 잘 들지 않거나 흙에 물기가 많은 곳에서는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식나무는 이런 곳에서도 아주 잘 자라요. 그래서 그늘진 공원 곳곳에 심고 가꾸기에 아주 좋답니다. 특히 병충해나 매연에도 잘 견디는 편이어서 한 그루씩 심기보다 집 주변이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 등에 옹기종기 심어 산울타리로 만들기에도 제격이에요.

    식나무는 최근 분류가 바뀐 식물 중 하나예요. 얼마 전까지 식나무는 '층층나무과' 또는 '식나무과'로 분류됐는데요. 최근엔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가리아과'(Garryaceae)로 바뀌었어요. 이는 분석 기술이 발달하며 식물을 분류하는 기준이 바뀌고 있기 때문인데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1707~1778)는 1753년 '식물의 종'이라는 유명한 책을 펴냈지요. 이 책에서는 오늘날 학명으로 쓰는 '속명'과 '종명'으로 식물을 분류했는데, 주로 모양을 중심으로 나눈 거예요. 하지만 오늘날에는 DNA를 분석하는 분자생물학이 발달하면서 식나무 또한 이전과는 다른 분류가 필요하다고 여긴 것이랍니다.
    기고자 : 김용식 천리포수목원 원장·영남대 조경학과 명예교수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304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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