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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 시달리다 보니 우리 영화 이만큼 발전"

    칸=김성현 기자

    발행일 : 2022.05.30 / 종합 A2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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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영화 겹경사… '칸의 남자' 된 두 남자
    3번째 칸 트로피, 박찬욱

    "송강호씨와 제가 따로 온 덕분에 함께 상을 받게 된 것 같아서 재미있네요."

    '칸느 박'의 수상 소감은 차분하고 여유가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이미 받았다. 칸 영화제만 이번이 세 번째 수상. 그래서 한국 영화계에서 그의 별명도 '칸느 박'이다.

    28일 폐막한 칸 영화제 수상 소감에서 박찬욱 감독은 코로나 이후 세계 영화계의 위기를 언급하며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장면에서 객석에 앉아 있던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고레에다를 울린 한마디'라는 영상으로 전 세계에 퍼져 나갔다.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두 작품이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영화로 왔다면 함께 받기 어려웠을 것 같다. 칸에서 하나의 영화에 감독상과 주연상을 다 주지는 않을 테니까."

    ―현지 반응이 좋아서 황금종려상에 대한 기대도 있었을 것 같다.

    "(영화제 기간 나오는) 평점이 사실 수상 결과와는 잘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런 경험이 많아서 잘 안다(웃음)."

    박 감독은 연출 데뷔 이전에 영화평론가로 먼저 필명을 날렸다. 이 때문에 그의 답변도 수상 소감보다는 심층적인 시상식 결과 분석처럼 들렸다.

    ―송강호가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불린 뒤 무대로 걸어갈 때 뛰어가서 축하했는데.

    "다 보셨겠지만, 저도 모르게 복도를 건너 뛰어가게 되더라(웃음). 그동안 (송강호씨가)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했는데, 기다리다 보니까 때가 온 것 같다."

    ―극장이 처한 어려움을 언급했는데.

    "코로나 기간에 영화관을 멀리하다가 다시 영화관을 찾았을 때 느꼈던 충격이 있었다. 영화관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가 오랜만에 다시 가서 보니까 소명 의식 같은 것이 생길 만큼 놀랐다. '기본에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느꼈다."

    ―한국 영화가 지닌 경쟁력의 비결은.

    "한국의 관객들은 웬만해서는 만족하지 못하신다. 단일한 장르만 갖고는 만족을 못하신다(웃음). 장르 영화 안에 웃음도, 공포도, 감동도 모두 있기를 바란다. 우리(한국 영화인)가 더 많이 시달리다 보니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 같다."

    ―최근 한국 영화는 해외 인력과의 교류가 활발한데.

    "송강호의 수상작 '브로커'는 일본 감독님(고레에다 히로카즈)의 화법과 연출로 만들어졌다. 제 영화에는 중국 배우 탕웨이가 출연했다. 아시아의 인적 자원과 자본이 교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다. 1960∼1970년대 유럽에서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들었듯이, 한국이 중심이 되어 이런 교류가 활성화되고 범(汎)아시아 영화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
    기고자 : 칸=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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