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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 한 사람이 휠체어에 앉아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인천에 위치한 이곳은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필(口筆) 화가 임경식(45)씨의 자택이자 하루에 다섯 시간 이상 붓과 씨름하는 작업실이다. 색칠하고 있는 그림은 최근 작업하는 '꿈을 꾸다' 시리즈. 어항 속에 갇혀 사는 금붕어나 거북이가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그렸다. 휠체어에 갇혀 사는 자신의 꿈을 표현했다고 한다.

운동을 좋아하던 그는 199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는 지체 장애인이 됐다. 좌절감에 13년간 은둔 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구족화가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자신에게 헌신한 가족을 위해서라도 무언가 해보고 싶어서 그때부터 악착같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비로소 재능을 발견한 그는 어느덧 개인전도 열고 꿈꾸던 세계구족화가협회 회원도 됐다. 장애인들이 자신을 보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는 그는 "저 같은 사람도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내면을 먼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기고자 : 오종찬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54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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