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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경기침체 걱정보다 물가 잡는게 더 중요"

    손진석 기자

    발행일 : 2022.05.27 / 경제 B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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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년만에 기준금리 두달연속 인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열린 5월 회의에서 2007년 이후 15년 만에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10년 만에 4%대로 올라선 물가 상승세를 꺾겠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전사)'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취임 후 처음 주재한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75%로 올렸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낮춘 한은은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작년 11월, 올 1월, 4월, 5월까지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25%포인트 끌어올렸다. 연 1.75%는 2019년 6월 이후 2년 11개월 만이다.

    ◇이창용 "내년초까지도 물가 4%대일 듯"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가 끝난 후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동반하는 경기침체) 우려보다는 물가 상방 압력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상황을 걱정하기보다는 치솟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4월에 4.8%였던 물가 상승률이 5월부터 5%를 뛰어넘고, 상승세가 유지되는 기간도 상당히 길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5·6·7월은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거의 확정되다시피 높다고 본다"며 "물가 상승률의 정점이 올해 상반기 이후보다는 중반기 이후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내년 초까지도 4%대 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식료품값, 외식비 등을 안정시키고 주거·교육비를 경감할 수 있는 민생안정대책을 (다음 주에) 발표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이날 물가는 더 오르고 경기는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는 방향으로 경제 전망을 수정했다. 지난 2월 3.1%로 내다본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5%로 대폭 올렸다.

    이런 전망대로라면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4.7%) 이후 가장 물가가 높은 해가 된다. 이 총재는 "유가가 내려간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오르고 있고 곡물 가격은 한번 오르면 상당 기간 지속된다"고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에서 2.7%로 낮췄다. 다른 지표도 줄줄이 경기가 나빠지는 쪽으로 바꿨다.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는 7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낮췄다.

    ◇7월에는 한·미 금리 수준 같아질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가파른 금리 인상을 따라가야 한다는 점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되면 자본이 유출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준은 41년만에 8%대로 치솟은 미국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지난 4일 '빅 스텝(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선택해 기준금리를 0.75~1%로 끌어올렸고, 6·7월까지 추가로 '빅 스텝'을 두번 더 밟을 가능성이 높다. 25일(현지 시각)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모든 연준 위원이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이 다음 두어 번 회의에서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연준이 두번 더 '빅 스텝'을 선택하면 7월 미국 기준금리는 1.75~2%가 된다.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더라도 사실상 두 나라의 금리 수준이 같아지는 것이다. 이와관련,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외국인의 채권 투자 유입이 계속되는 소수의 나라 중 하나라서 다른 나라에 비해 외국 자본이 나갈 가능성이 낮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라고 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잇따르면서 대출금리도 더 오를 예정이다. 이른바 '영끌족'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이자 비용이 가계는 3조원, 기업은 2조7000억원 더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미 주요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대 중반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이 연 6%를 넘어섰다.

    [그래픽] 한국은행 올해 경제 전망 /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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