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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창 "경제 심각" 경보… '習下李上(시 주석 역할 축소, 리 총리 역할 강화하자)' 퍼져간다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발행일 : 2022.05.27 / 국제 A1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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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민간소비 전년대비 11% 감소… 2인자가 부정적 경제평가 이례적

    중국 공산당 2인자인 리커창 총리가 25일 경제 안정을 주제로 한 화상회의에서 "4월 이후 고용, 산업 생산, 전력, 화물 운송 지표가 뚜렷이 낮아졌다"며 "일부 분야의 어려움은 코로나 충격이 심각했던 2020년보다 크다"고 했다. 리 총리는 "지방정부는 경제를 발전시켜 부(富)를 만드는 중요한 책임을 지고, (방역 면에서) 국토도 지켜야 한다"며 "두 난제를 끊임없이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리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31개 지방정부 가운데 12곳에 감찰팀을 투입해 정책 이행을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과잉 방역으로 경제의 숨통을 조이지 않는지 직접 감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경제는 1분기 4.8% 성장해 중국 정부의 성장 목표(5.5% 내외)에 못 미쳤다. 이후에도 3월 말 시작된 상하이 봉쇄와 4월 말 시작된 베이징의 강력한 방역 정책 등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다. 4월 중국 공업 생산은 전년 대비 2.9% 줄었고, 민간 소비는 역시 11.1% 감소했다.

    이날 중국 소셜미디어에 리 총리의 발언 전문(全文)이라며 올라온 내용은 더 직설적이었다. 이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5월에도 화물 운송, 전력 사용이 여전히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 경제가 합리적 구간에서 벗어날 위험성이 있다"고 했다. 또 "2분기 우리 경제가 플러스 성장이 되기 위해 노력해 달라. 연초 우리가 제시한 5.5% (내외) 성장보다 훨씬 낮지만 이렇게 현실에서 시작하자"고 했다. 중국 2인자의 입에서 경제가 어렵다는 부정적 평가가 나온 셈이다.

    리 총리의 이날 발언은 코로나 통제 성과와 경제 발전을 내세우며 올가을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려는 시진핑 주석의 계획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 총리가 경제 정책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를 시 주석과의 권력 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6일 인민일보가 리 총리 주재 회의를 1면에 보도한 반면, 광명일보와 경제일보는 2면에 보도했다. 경제일보의 경우 1면에 "중국 경제가 튼튼하다"는 취지의 논평을 실었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리 총리 발언에 대해 중국 선전 당국의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했다.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서 이달 초 중국 국내외에서는 시 주석의 역할을 줄이고 리 총리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의 '습하리상(習下李上)' 주장이 암암리에 퍼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외신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주룽지 전 총리 등 전직 지도자들이 시 주석 연임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 주석이 당을 장악한 상황에서 리 총리가 주석 자리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경제가 급격히 나빠질 경우 시 주석의 역할을 줄이는 의미의 습하리상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중국 관영 매체가 '시진핑의 족적'이라는 제목으로 시 주석의 인생, 업적을 소개하는 연재를 시작하고, 시 주석의 비서실 격인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이 퇴직 간부들에 대해 "당 중앙의 정책 방침에 대해 함부로 논평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발표한 것은 시 주석 연임에 대한 부정 여론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시 주석은 경제 문제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사회 기반 시설 투자, 금융의 중요성 등을 언급한 정도다. 대신 "코로나 방역을 흔들림 없이 하라"며 이를 '인민지상'(人民至上)으로 강조했다. 공개 발언에 따르면 지난달 인민대를 방문했을 때도 시 주석은 학생들에게 "당의 가르침을 잊지 말라"면서도 '취업'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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