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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점포수 아닌 매출 전쟁

지난 3월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푸드드림'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푸드드림은 즉석식품과 신선식품 같은 먹거리 중심의 특화 매장으로, 세븐일레븐의 미래형 편의점 모델이다. 매장이 넓고 식품 조리 시설을 갖춘 점포가 많은 미니스톱 인수를 계기로 푸드드림의 본격적 실현에 나선 것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를 위해 일반 점포에선 3~4종류에 불과한 즉석식품을 치킨, 즉석국수, 슬러시, 핫도그, 군고구마 등 10가지로 늘리고, 간편식 종류도 일반 점포의 2배인 300여 개로 확대했다.

편의점 업계 선두를 다퉈온 GS25와 CU는 이에 맞서 각각 스타트업 인수를 통한 서비스 다각화와 온라인 강화 전략을 펴고 있다. 편의점 시장의 점포 수 늘리기 경쟁이 사실상 끝나고 '3강(强) 1중(中) 시대'가 열리면서, 점포별 매출 증대와 특장점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편의점 3강 1중 시대 본격화

편의점 업계 점포 수 경쟁이 끝난 건 지난해 국내 편의점 수가 5만개를 넘으면서부터다. 작년 말 기준 업체별 점포 수는 BGF리테일의 CU가 1만5855개, GS리테일의 GS25가 1만5499개, 세븐일레븐이 1만1173개였다. 여기에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서 점포 수가 1만3959개로 늘며 빅3 업체의 점포 수가 엇비슷해졌다. 후발 주자인 이마트24의 점포 수도 올해 1분기 6000개를 넘어서면서 편의점 3강 1중 체제가 공고해졌다.

치열한 점포 수 늘리기 경쟁을 벌여온 편의점들은 이제 각기 다른 전략으로 매출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GS25는 스타트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서비스 다각화에 나섰다. 작년에만 퀵커머스 업체 메쉬코리아 지분 투자(4월), 반려동물 스타트업 펫프렌즈 인수(7월), 물류 스타트업 팀프레시 지분 투자(10월), 배달 업체 요기요, 푸드 스타트업 쿠캣 인수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12월) 등 굵직한 투자만 6건이었다. 이들 스타트업의 서비스나 상품을 편의점 배송, 자체상품(PB) 등에 결합해 GS25만의 특화 서비스를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메쉬코리아, 요기요·팀프레시와 협업해 1시간 배송 등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젊은 층의 인기가 높은 쿠캣의 특화 간편식을 편의점에서 파는 식이다.

CU는 고객을 점포로 끌어들이기 위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4월 새롭게 재단장한 멤버십 앱 '포켓CU'이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가는 편의점 픽업 기능을 새로 넣고, 원하는 주류를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점포에서 찾아가는 와인 예약 구매 서비스도 모든 점포로 확대했다. '핫이슈 상품 찾기'와 점포별 실시간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점포 재고 조회' 기능도 추가했다.

올해 1분기 점포 수 6000개를 넘긴 이마트24도 차별화 전략으로 빅3를 추격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 다루지 않는 특화 상품과 고급화를 내세운다. 애플 아이폰 액세서리 상품을 편의점 중 유일하게 판매하고,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는 업주가 커피를 관리·담당하는 바리스타 특화 점포를 만드는 식이다. 매장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경쟁 유형도 변화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기본적으로 점포 수가 많아야 유리하다는 게 상식이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제품 공급이나 자체 상품 개발, 물류 비용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편의점의 수가 5만개를 넘기면서 사실상 점포 수를 늘리는 경쟁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수도권에는 더 이상 편의점을 낼 수 있는 자리가 없고, 지방 인구 감소로 지방 출점은 손익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편의점 업계는 출점 경쟁 대신 '점포별 매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객들의 점포 체류 시간과 평균 소비액을 늘리는 게 핵심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업계는 선두 주자와 후발 주자 간 점포 수 격차가 줄어들면서 점포당 매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올해 1분기 편의점 4사 점포 수 기고자 :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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