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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상품 내년 출시 추진

정부가 청년과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만기가 50년인 초장기 정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년에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은 40년 만기가 가장 긴데, 이를 50년까지 늘리겠다는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25일 "내년 출시를 목표로 상품 설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스웨덴 등 해외에는 만기가 50년이 넘는 주택 대출도 있다.

대출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가 매달 갚아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고 대출 한도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연간 소득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현행 40% 이하)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집값은 치솟았는데 은행권 대출은 각종 규제로 묶여있어 주택 구입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실수요자들이 한숨 돌릴 전망이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기준은 만 39세 이하거나 결혼 후 7년 이내다.

◇원리금 상환 부담↓ 대출 한도↑

연소득 5000만원인 청년이 시세 6억원짜리 조정지역 내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연 4.35% 금리로 주금공 보금자리론(원리금 균등상환)을 받을 때 만기에 따라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달라진다. 30년 만기를 선택하면 연간 원리금이 2151만원이지만 40년(1914만원), 50년(1782만원)으로 만기가 길어질수록 상환액이 줄어든다. 보금자리론은 DSR을 적용하지 않고 LTV(주택담보인정비율) 60%와 총부채상환비율(DTI) 50%만 적용하기 때문에 대출 한도는 3억6000만원으로 동일하다.

내년에 50년짜리 정책 모기지가 나오면 시중은행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이미 5대 시중은행은 올해부터 대폭 강화된 DSR 규제를 피해가는 방편으로 기존 30~35년이었던 주택대출 만기를 이달 들어 40년으로 늘렸다. 신용대출 기간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추세다. KB국민·신한·NH농협·대구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25일 전문직 신용대출 만기를 10년으로 늘렸다.

연소득 5000만원인 청년이 시세 9억원짜리 아파트를 50년 만기 주택대출로 구입할 때 대출 한도는 4억4340만원이 된다. 30년 만기 대출 한도(3억5550만원)보다 8790만원 늘어나는 것이다. 대출 후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된다.

일각에서는 "정년 연장 등 구조적 개혁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퇴직 후 대출금을 갚지 못해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간 원리금 상환 부담은 낮아지지만 대출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갚아야 하는 전체 이자 규모가 불어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다른 대출 규제 완화도 다각도로 검토

금융 당국은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대출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 가격의 상한을 기존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신혼부부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대상의 디딤돌 대출을 확대하고, 청년 전용 주택과 연계한 대출 상품도 새로 만들 예정이다.

아울러 생애 최초 주택 구입 가구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기존 60 ~70%에서 80%로 확대하는 방안, DSR 산정 시 청년층의 미래 소득을 반영하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청년 전용 청약 통장에 우대 금리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도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 만기에 따라 달라지는 원리금 상환액과 대출 한도 기고자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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