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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 토크] PGA 2부투어서 2위 김성현

    민학수 기자

    발행일 : 2022.05.26 / 스포츠 A27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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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진출 5개월만에 PGA 티켓 따낸 '58타 사나이'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김성현(24·신한금융그룹)은 키가 작고 체격도 왜소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평범한 선수였다. 그런데 1998년 호랑이해에 태어난 그는 골프계의 호랑이가 되겠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다. 체격은 작아도 호랑이처럼 한번 물면 놓치지 않는 집중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노력을 아끼지 않는 믿음은 사람을 바꿔 놓는 힘이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 키가 쑥쑥 크더니 국가대표가 되고 프로가 돼서는 세계 주요 투어 최저타인 '꿈의 58타' 기록 보유자가 됐다. 그리고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콘페리 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지 11경기(5개월) 만인 지난 9일 다음 시즌 PGA 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동갑 친구 임성재와 함께 PGA 투어를 호령할 기회를 잡은 것이다.

    25일 PGA 2부 투어 대회가 열리는 시카고 인근 글렌뷰의 골프장(글렌 클럽)에서 훈련 중이던 김성현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 막 PGA 투어 복귀가 거의 확정된 안병훈(31)과 연습 라운드를 돌며 코스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PGA 투어를 뛰다 성적 부진으로 2부 투어로 내려온 안병훈은 낯설고 물선 미국 땅에서 어려움을 겪는 김성현을 동생처럼 보살폈다고 한다. 이날도 잔디 종류가 다양한 미국에서 잔디별로 쇼트게임과 퍼팅에 대한 조언을 듬뿍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마치면 귀국해 2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SK텔레콤 오픈과 9일 열리는 KPGA 챔피언십에 잇따라 출전한다. 2020년 KPGA 챔피언십 우승자였던 그는 지난해 타이틀을 방어하는 대신 KPGA와 후원사 배려로 미 PGA 2부 투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해 꿈을 이뤘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번 두 대회에 참가한다고 했다.

    금의환향(錦衣還鄕)을 앞둔 그는 "좋은 소식을 갖고 국내 팬들에게 인사드릴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했다.

    김성현은 PGA 2부 투어 11경기 동안 준우승 두 차례를 비롯해 꾸준히 상위권에 들어 2부 투어 포인트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2부 투어 상위 25명은 9월 개막하는 다음 시즌 PGA 투어 카드를 받는다.

    한국 골프의 개척자 최경주(52)가 그의 멘토다. 김성현은 "미국에서 집을 구하지 않고 대회가 열리는 곳의 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대회가 없을 땐 난감했다"며 "용기를 내서 최경주 프로님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아무 걱정 하지 말고 오라고 하셔서 대회 없을 때는 댈러스 최 프로님 집에 가서 지냈다"고 했다. "지금도 내가 본 선수 중 최고인 벙커샷을 비롯해 많이 보고 듣고 배우며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며 지켜야 할 언행 등 정상급 선수들 마음가짐도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김성현의 자부심은 '58타의 사나이'란 별명에서 나온다. 그는 지난해 5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골프파트너 프로암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8개를 몰아치며 12언더파 58타를 기록했다. 일본 투어에선 먼저 이시카와 료가 58타를 쳤고, 세계 최고의 무대인 PGA 투어에선 짐 퓨릭만 이 기록을 갖고 있다. 세계 주요 투어를 통틀어 5명뿐이다. 김성현은 "58타라는 기록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부심이 크다. 코스가 쉽건 어렵건 대단한 기록이라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이제 김성현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같은 리그에서 뛰게 됐다. 그는 "호랑이띠여서 그런지 타이거 우즈를 다른 사람보다 더 좋아한다. 같은 조에서 경기한다면 꿈만 같을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분야별로 최고로 꼽는 선수들은 로리 매킬로이(드라이버), 우즈(아이언), 필 미켈슨(쇼트게임), 케빈 나(퍼트) 등이다.

    김성현은 어떤 무기로 이들과 상대할 수 있을까? PGA 2부 투어 통계를 보면 김성현은 장타 부문 26위(평균 308야드)에 퍼트 수 5위(라운드당 28.29개)로, 멀리 치고 마무리도 잘하는 전천후 스타일이다. 특히 그린 주변 러프나 벙커에서 파를 세이브하는 스크램블링 능력이 3위(68.59%)였다. 김성현은 "순간 집중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장거리 운전에 밥 먹을 곳도 마땅치 않았던 2부 투어에서 다진 '헝그리 정신'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래픽] PGA투어 카드 거머쥔 김성현
    기고자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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