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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다시 쓰는 젠더 리포트] (10) 나이 든 부부도 남녀갈등

    김연주 기자

    발행일 : 2022.05.26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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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의 아픔… 남성 이혼상담 절반이 60대 이상

    중앙 부처 공무원으로 일하다 8년 전 퇴직한 김모(68)씨는 5년 전부터 택시를 몰고 있다. 현업에 있을 땐 '퇴직하면 쉬자'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막상 그만두니 쉬는 게 더 괴로웠다. 만날 집에만 있을 수도 없고, 밖에 나가자니 돈이 들었다. 집안 살림에 자꾸 잔소리를 하게 되면서 아내와 갈등도 생겼다. 아내는 "젊을 땐 안 그러더니, 나이 들어 노망났느냐"면서 싫은 티를 팍팍 냈다. 김씨는 "수입은 연금, 재산은 집 한 채뿐인데 모아둔 돈을 까먹고 있으니 눈치도 보이고, 우울증까지 생겼다"고 했다.

    전직 화물차 운전기사 A(65)씨는 지난해 이혼 상담을 신청했다. "위험한 일을 하니 만일에 대비해 집도 아내 명의로 해주고 열심히 일만 했는데, 2년 전 일을 그만둔 뒤부터 아내와 다툼이 잦아졌다"는 그는 "아내는 손녀 본다며 딸 집에 가서 몇 달씩 안 오고 내가 간다고 하면 싫어한다. 내 인생이 억울하다"고 했다.

    젠더 갈등은 노년도 비켜가지 않는다. 조선일보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16세 이상 남녀 1786명을 대상으로 한 '2022 대한민국 젠더의식' 조사 결과, 최근 1년간 배우자와 갈등을 빚은 적 있는 남성은 '60대 이상'에서 60.9%로 가장 많았다. 여성은 20대(69.1%), 50대(66.7%), 60대 이상(58.4%) 순이었다.

    결혼 생활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도 크게 늘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서 지난해 이혼 상담을 받은 전체 남성 중 60대 이상은 47.7%로 절반에 육박했다. 2011년 15%에서 3배로 급증한 셈이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여성 상담자는 9.2%에서 25.7%로 증가했다. 황혼 이혼을 결행한 숫자도 2011년 7900건에서 2021년 1만7900건으로 127% 증가했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2부장은 "가정에서의 여성 발언권이 커지면서 은퇴한 남성이 소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과거엔 남성들이 자기 치부를 드러내는 상담을 하지 않았지만 이젠 참지 못하고 탈출구를 찾으러 오는 노인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A4·5면
    기고자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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