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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프린팅에 남긴 상생 약속

    김동하 기자 최연진 기자

    발행일 : 2022.05.26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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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인대회,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광장서 열려
    중소기업인 520명과 이재용 등 5대 그룹 총수들 한자리에
    尹대통령 "장관에 애로사항 말해도 안되면 내게 얘기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광장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주도하고 중소기업인 등 약 520명이 참석한 이번 대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경내에서 개최된 첫 대규모 행사다. 특히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도 초청돼 중소기업단체장들과 상생을 다짐하는 핸드프린팅 퍼포먼스를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코로나 팬데믹,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등 복합적 도전과 위기에도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이 되어준 중소기업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금 26조3000억원이 포함된 이번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신속하게 집행해 소상공인의 손실을 온전히 보상하겠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미래 신성장 산업에 진출하도록 돕겠다"고 했다. 또 "대·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함께 자리해준 5대 그룹 대표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정부도 기업 간 상생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격려사를 한 단상은 일반인이 계단 없이 올라갈 수 있는 정도인 60㎝ 높이였다. 일반적으로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 단상이 120㎝ 이상인데, 참석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위해 절반으로 낮춘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가 오는 가운데 열린 격려 만찬에선 직접 뷔페 음식을 접시에 담아가며 잔디광장에 차려진 40여 개 모든 테이블을 일일이 돌아다녔다. 윤 대통령은 장관이 배치된 테이블에서는 기업인들에게 "사업하면서 겪는 규제를 활발히 풀어달라고 장관에게 건의하라"고 했다.

    '대·중소기업 상생 퍼포먼스'인 핸드프린팅 행사에는 중소·대기업을 대표해 총 10명이 나섰다. 중소기업인대회에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한 것도, 중소기업계와 함께 '상생 약속 징표'에 손바닥을 찍는 핸드프린팅 행사를 한 것도 처음이다. 중소기업을 대표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과 이날 훈장을 받은 중소기업인 주보원씨 등 5명이 단상에 올랐다. 대기업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수장이 참석했다.

    핸드프린팅 행사는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인대회를 준비하는 단계부터 구상했다고 한다. 중기중앙회는 5대 그룹 상생협력 담당팀과 물밑 접촉을 했고, 특히 지난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상생 퍼포먼스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민간 차원 협의 과정에는 대통령실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라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반영해서 행사가 기획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모범 중소기업인 15명에게 금탑·은탑·동탑·철탑·석탑 산업훈장을 직접 달아주고 상장을 수여했다. 산업포장(12명), 대통령표창(32명), 국무총리 표창(34명) 등 총 93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이어진 만찬은 테이블과 천막을 활용한 가든파티 형태로 진행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각 테이블에 흩어져 기업인들과 자리했다. 비가 내렸지만, 윤 대통령은 "오늘 같은 날은 비에 흠뻑 젖어도 괜찮지 않으냐"며 40여 개 테이블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기업인들을 만났고 셀카도 찍었다. 이 때문에 오후 6시에 시작해 7시 40분에 종료 예정이던 행사는 8시 30분까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영 장관과 국회 산자위 간사인 이철규 의원이 있는 테이블에선 "애로 사항을 장관과 이철규 간사에게 이야기해라. 그것도 안 되면 대통령비서실장과 나한테 바로 이야기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 백화점에 가서 직접 구입한 구두를 만드는 바이네르 김원길 대표도 만났다. 김 대표가 "대통령님은 100억원 이상의 홍보 효과"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돈 많이 버는 게 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부산 기업인들이 있는 자리에선 윤 대통령이 '부산' 하면 '갈매기'로 건배 제의를 했다. 윤 대통령은 어느 기업인 부인과의 즉석 영상통화 요청에도 응했다. 행사 만찬주로는 국내 중소업체가 제조한 막걸리가 사용됐다. 다만 윤 대통령은 만찬주를 거의 마시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대기업 총수들도 중소기업인들과 어울려 만찬을 즐겼다. 중소기업인들의 기념 사진 촬영 요청에 총수들이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구광모 회장은 "태어나서 오늘처럼 사진 많이 찍은 건 처음"이라고 했고, 최태원 회장은 "이렇게 만찬 테이블을 돌며 손을 잡고 같이 사진 찍어주며 소통하는 대통령은 처음"이라고 했다고 한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 상생 요구 등) 대기업 총수들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한 자리일 수도 있는데 대통령이 분위기를 편안히 이끌어줘 스스럼없이 소통한 것 같다"고 했다.

    중소기업인대회가 대통령 집무실 경내에서 개최된 것은 6년 만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인 2009~2016년에는 청와대에서 행사가 열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지난 2월 중기중앙회를 방문해 중소기업인대회 참석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 직속 상생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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