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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전공한 이승연(24)씨는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가 꿈이었다. 하지만 인문계 졸업생이 프로그래밍 업무를 익히기는 쉽지 않았다. 국비가 지원되는 학원은 무료였지만 교육 품질이 들쭉날쭉했고, 고품질의 학원 강의 수강료는 터무니없이 비쌌다. 그때 이씨가 만난 것이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였다. 이씨는 24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청년취업사관학교 교육 프로그램은 무료일 뿐 아니라 알찬 커리큘럼과 전문 강사진, 수료 이후의 취업 지원 등으로 취업 준비에 큰 힘이 됐다"고 했다. 특히 사관학교 주선으로 꾸준히 면접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씨는 3월 말 청년취업사관학교 수료생과 기업의 만남을 통해 원하던 회사에 입사했고, 프로그래머의 길을 한 걸음씩 내딛고 있다.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가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꿈에 도전할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특히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란 표현으로 상징되는 인문계 졸업생들이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을 뚫는 데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서울시가 20~30대 청년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자동차,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앱, 웹 개발, 핀테크(금융과 신기술의 결합) 등 4차 산업 디지털 신기술 분야의 실무 역량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취업과 창업까지 연계해 지원하기 위해 만든 교육 기관이다. 청년들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반면 기업들은 디지털 신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미스 매칭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됐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지난 2020년 10월 영등포구에 처음 문을 열었다. 영등포캠퍼스 수강생 200여 명 중 약 78%는 교육과정을 마치고 취업·창업에 성공했다. 시는 지난해 12월 2호 캠퍼스인 금천캠퍼스를 개관한 데 이어 올해 4월 마포캠퍼스를 열었다.

◇문과생을 위한 특화 교육 과정 마련

금천캠퍼스에서는 문과생 특화 교육 과정인 '디지털 전환 과정'이 신규 운영돼 지난 3월 말 4개 과정이 종료됐다. 교육생 103명 중 교육 과정을 수료한 수료생 97명을 대상으로 오는 9월까지 수료 후 6개월간 집중적으로 취업과 창업을 연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60명이 이미 조기 취업과 창업에 성공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말 세 번째 청년취업사관학교인 마포캠퍼스를 개관했다. 마포캠퍼스는 인문계 졸업생들을 위한 '디지털 전환 교육을 위한 전용 캠퍼스'로 특화 운영 중이다. 인문계를 졸업한 취업 준비생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서비스 기획(30명), 디지털 마케팅(30명), 웹 퍼블리싱(30명) 등 3개 과정 90명의 디지털 전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생은 입학과 동시에 일대일 취업 상담, 기업 매칭 등 취업 지원과 선배 창업가의 멘토링, 공간 지원 등 창업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취업 준비생과 기업 모두 만족도 높아

지난 3월 말 청년취업사관학교 영등포캠퍼스에서 열린 수료생과 기업의 만남 행사에서는 수료생 27명 중 18명이 합격해 66.6%의 매칭률을 기록했다.

이날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해 2명의 수료생을 채용한 확장 현실(XR) 전문회사 피앤씨솔루션 최지웅 실장은 "청년취업사관학교 수료생들은 대학 졸업 후 갓 입사한 신입사원에 비해 해당 실무 교육을 받고 입사한 덕분에 업무 적응이 빨라 회사도 만족도가 높다"며 "추후 수료생들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11월까지 용산과 강동에 새로운 캠퍼스를 개관할 예정이다.

청년취업사관학교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다. 최대 20만원의 예치금(수업료의 2%)만 내면 모든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수료 때 예치금을 돌려받는다. 다만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별도의 레벨 테스트와 면접 등을 통과해야 한다.

황보연 서울시 경제정책실장은 "청년취업사관학교가 기업에는 현장형 인재를 수혈하고, 청년 구직자에게는 맞춤 취업 설루션을 제공하는 일자리 사다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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