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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로 떴다 친러로 몰락한 우크라 前대통령에 체포령

    김영준 기자

    발행일 : 2022.05.25 / 사람 A25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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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법원, 국가반역 혐의로 야누코비치에 체포 명령 내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 법원이 23일(현지 시각) 빅토르 야누코비치(72)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혐의는 국가 반역죄. 법원은 재임 중 러시아 흑해 함대의 크림반도 주둔을 연장하는 이른바 '하르키우 조약'을 맺은 것이 반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17년 종료될 예정이던 주둔 기한은 2042년까지 25년이나 늘어났다. 크림반도는 2014년부터 러시아에 무력으로 병합됐지만,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당시의 조약으로 반국가적 행위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두 차례의 총리직을 거쳐 대통령까지 지낸 야누코비치는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정치인이다. 친러 성향으로 분류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2m에 달하는 큰 키에서 나오는 강인한 이미지와 지역 운송 회사의 최고 관리자를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1997년 도네츠크 주지사로 임명됐다.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 나고 자라 우크라이나어를 할 줄 몰랐지만, 2002년 러시아와의 연대를 중시하던 레오니트 쿠치마 당시 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지명되며 중앙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선에 출마했다. 선거 과정에서 친서방 성향의 상대 후보였던 빅토르 유셴코에 대한 독살 시도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이른바 '오렌지 혁명' 시위가 일어났고 대법원의 선거 무효 판결로 다시 치러진 선거에서 결국 유셴코에게 패했다. 하지만 2년 뒤 총선에서 야누코비치가 이끄는 당이 승리해 다시 한번 총리에 오르며 정치 생명을 이어갔고, 2010년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이 된 야누코비치는 노골적인 친러 행보를 이어갔다. 취임 두 달 만인 2010년 4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흑해 함대의 크림반도 주둔을 2042년까지 연장하는 하르키우 조약을 체결했다.

    그의 정치 생명의 몰락을 가져온 것도 결국 친러 행보였다. 2013년 야누코비치 정권에 반대하고 EU 가입을 열망하는 여론이 확산하자 야누코비치는 그해 11월 EU와 우호 협정을 맺기로 했다. 그러나 협정 체결 불과 며칠을 남겨두고 그는 돌연 협정을 철회하고 푸틴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는 수도 키이우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시켰고, 야누코비치는 강경 진압으로 맞섰다. 그 결과 2014년 2월까지 이어진 시위에서 70명 이상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의회가 야누코비치를 탄핵하자 이를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도주했고, 푸틴 정권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로 망명했다.

    우크라이나 법원은 민간인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어 2019년 야누코비치에게 국가 반역 혐의로 징역 13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해 형이 집행되지 않고 있다. 야누코비치는 망명 후 외신 인터뷰에서 "푸틴이 나를 살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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